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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6 군복무기간 뭐가 정답인가요
  2. 2009.05.14 어떤 친구가 좋은가요?
계룡대 연병장에서 특전용사들이 특공무술 및 격파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저는 21세 팔팔한 나이에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햇수로 4년에 걸쳐서 말입니다. 88년에 들어갔는데 91년에 제대했죠. 군대영장이 떨어지기 전에 들어가고 싶어 공군에 자원입대했기 때문입니다.
 공군은 이층침대서 잠을 자고, 젠틀하게 근무하며, 참새나 쫓으면 된다는 얘기를 들은 후라 사실 안심도 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다 놓치고 그렇게 군바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보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국방부 시계는 육해공군 따지지 않고 느려터지게 돌아갔습니다.
 구타 사라졌다고 했지만 맞았습니다.
 대충 버티면 시간 잘간다고 했지만 졸라 길었습니다.
(육군 1.5명 제대할 기간동안 그 곳에 짱 박혀 살았습죠)
 군대 갔다오면 사람된다고 했지만 안 그런 사람도 많습니다.
 (어차피 군대 갔다오면 철들 나이입니다. 군대가 사람만든 것은 아니고요. 팔팔할 나이에 갔다가 빌빌할 나이에 나옵니다. 군인 폄훼는 아님)

 이제는 저도 아들 둘을 키웁니다. 평발도 없고 건강체질이라 안봐도 '1급'은 떼논 당상입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군대를 가게 된다면 애비 되는 심정으로 '짧게' 갔다왔으면 합니다. 아무리 군대가 좋다지만 사회만큼 하겠습니까. 육해공군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짧게 보낼 생각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길어봤자 2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4년에 걸쳐 '뺑이' 튼 사람으로서 2년은 '좀 낫지 않냐'는 겁니다. 더구나 노무현 정부 때 발표한 군 복무기간을 보면 2년도 되지 않습니다. 육군 복무기간을 24개월에서 18개월로, 해군은 26개월에서 20개월로, 공군은 28개월에서 22개월로 각각 6개월씩 줄이는 방안 말입니다. 옛날로 치면 (막말로) 방위 복무기간입니다.

 당시엔 방위병을 KGB(코리아XX방위), UDT(우리동네 특공대), 아르바이트 솔저, 도시락부대로 불렀습니다. 병역면제는 신의 아들, 6개월 방위나18개월 방위는 장군의 아들, 현역은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했습니다. 방위병을 풍자한, 비꼬는, 비트는 그래서 아픈 유머도 한동안 유행했습니다.

"방위는 전쟁 때 포로가 돼 적의 식량을 축내고 철제 도시락을 흔들어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임무를 한다. 전시에도 오후 5시면 칼같이 퇴근하며 특공대인 것처럼 하다가 생포되었을 때 방위임을 떳떳이 밝혀 적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때로는 방위 10명 1개조로 적군 1명에게 달려들어 가벼운 찰과상을 입히고 장렬히 전사한다. 행동이 민첩한 대원은 아군의 진격 장소로 먼저 달려가 응원준비를 하고 적의 여군과 싸워 비긴다"

 "잘 키운 방위 하나 열 공수 안 부럽다"
 "애지중지 키운 내 딸 방위사위 웬말이냐"
 "단란한 옆집 가족 알고 보니 방위가족"이라는 얄궂은 표어성 야유도 보냈습니다. '동사무소 방위는 불쌍해서 패지도 않는다'며 그들을 '동방불패'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요즘 국방부가 현재보다 6개월 줄이도록 돼 있는 군 복무 단축 기간을 2~3개월로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복무기간을 2~3개월만 단축할 경우 전투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2021년 이후 병역 자원 부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죠. 6개월 단축안을 계속 적용하면 2021년에는 2000여명, 2045년까지 매년 최대 9만여명의 병력 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보는 겁니다.
 야당은 “이번 시도는 축소된 국방 예산을 결국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발상"이라며 ”21세기에 와서 다시 인해전술을 보는 것 같다“고 혹평했습니다. 또한 “4대강 사업 예산 때문에 정부의 모든 예산이 많게는 80%까지 삭감되고 있다”며 “국방예산이 축소된 것도 결국은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군 복무기간 6개월 단축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국민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군 복무는 젊은이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며 ”매년 정부예산에 따라 수십만의 인생이 왔다 갔다 하는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한쪽에선 "군 복무기간 6개월 축소는 대선 직전에 급조된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출산율 감소로 병력 자원이 부족해 질 것이라는 반론이 많았지만 여당이 밀어 붙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군대 제대한 후 몇년이 지난 뒤 쓴 글을 찾았습니다(아래 글)
 ▲기억 속으로〓군대란 한국 남자들이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거라곤
온통 쑥색인 그 익명의 공간. 저울과 불빛이 없어도 정확히 배식할 수 있고 시계가 없어도 밥 때를 알 수 있는 곳. 군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전지전능한 공간이었습니다. 사계절이 '얼어붙어' 마치 겨울 같았고 고역스러운 사역을 피하기 위해 비오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졸면서도 달릴 수 있음을 알았고 상사병보다 헌병이 무서웠습니다.연기력보다 글래머 배우를 좋아하는 속물로 변했고, 화려한 상장보다 초라한 병장을 더 달고 싶었습니다. 낮은 지긋지긋했지만 밤은 너무도 짧아 눕자마자 기상나팔이 울리는 듯 했죠. 칭찬에 인색했으며 얼차려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Posted by 나재필

 ▶박지성은 외국 생활 10년차다. 일본 J리그와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을 거쳐 2005년 7월부터 세계 최고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그는 ‘산소탱크’라는 닉네임처럼 쉼 없이 뛰어 프리미어리그를 열광케 한다. 다른 선수들이 음주 추태와 추문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할 때 스캔들 한 번 낸 일이 없다. 일주일 중 4일은 팀에서 보내고 3일은 칩거한다. 영화를 보러 나가는 일도 없이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책을 읽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생활의 전부다. 술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범생이’다. 이처럼 팔팔한 나이에 수도승처럼 지내는 것은 자기 목표 때문이다. 키가 크고 싶어 개구리다리를 삶아먹고, 평발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악바리처럼 뛰었던 것도 그의 특별한 목표의식 때문이었다. 그의 목표는 축구를 잘하는 것이고, 그러기에 친구 또한 축구를 선택했다.


 ▶소설가 김훈은 하루 2갑씩 40년간 친구처럼 지낸 담배를 끊었다. 그는 이제 꿈에서만 피운다. ‘골초’ 이외수는 하루 8갑까지 피웠던 담배를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찧어가며 35년 만에 끊었다. 소설가 이문열도 DJ 정부 시절 자신의 ‘책 장례식’이 벌어진 뒤 끊었다. 386세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도 단박에 끊었다. 이들에게 담배는 ‘친구’였다. ‘술 공화국’ 대한민국의 1인당 연간 술 소비량은 무지막지하다. 지난해 성인 1명이 마신 맥주는 107병, 소주는 72병이었다. 이는 화병 나는 경기침체 탓이 가장 컸다. 소주만 34억 5000만 병을 마셨는데 1년 전보다 3병을 더 마신 셈이다. MB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행한 소폭(소주+맥주) 음주문화도 이를 거들었다. 그러나 술과 담배처럼 치명적인 ‘친구’는 없다. 동시에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을 위로하는 친구도 없다. 건강을 해쳐 수명을 단축시키는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지독한 우정’. 이처럼 친구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검(檢)이 ‘대통령의 친구’를 향하고 있다. 검찰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수사에 나선 것이다. 대선 당시 MB 측은 각종 언론에 ‘대표적인 친구’로 항상 천 회장을 내걸었고, 고비 때마다 항상 함께했다. 이런 와중에 여당의 ‘집안’이 들끓고 있다. 친이(親李), 친박(親朴)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일종의 ‘친풍(親風)’이다. 여권 내에서는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도 새어나온다. 이 내전(內戰)의 진앙엔 ‘선거의 여왕’이자 ‘정치 9단’인 박근혜 전 대표가 있고 ‘경제 9단’ MB가 있다. ‘친구’처럼 손을 잡고 정권을 이룬 그 때나, 서로 말 안하고 등 돌린 지금이나 서로 친하지 않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 꼼수를 쓰는 ‘잔머리 정치’도 눈에 보인다. 언제까지 ‘친구’와 ‘소통’을 가장한 불통의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 그들의 ‘꽃놀이패’를 지켜보는 것에 국민들은 지쳐있다.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담배에 불을 붙였더니, 이제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 슬픈 일이 날아와 앉는다’던 시인의 노래가 떠오른다. 어쩌면 인생에 끝까지 친구로 남는 것은 모두 쓴맛을 지닌 것들인지도 모른다. 소주, 담배, 커피…. 결국은 정치도 쓴 맛이다. 이렇듯 쓴 것들만 찾고 쓴 맛을 즐기는 세태는 그만큼 세상 꼬락서니가 달콤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치 9단, 경제 9단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 민심의 곁에서 쓴 소주 한 잔 기울여주는 그런 살가운 친구가 필요하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