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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1 다 떨어진 축구화로 결승골 (7)
  2. 2009.05.14 어떤 친구가 좋은가요?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그래도 메이커(나이키)라 믿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찢어졌습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시합 도중에.
이키가 이래도 되는거야
렇게 중요한 시합에 발가락이 고개를 내밀고 
득거리잖아


토요일에 청주 용정축구공원에서 전국기자협회 축구대회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 시도에서 축구깨나 한다는 사람들이 선발돼 자웅을 겨룬 것입니다. 경기는 살벌했습니다. 주심의 심판내용이 탕탕평평하지 않다고 주먹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나친 승부욕에 공인의 본분을 잊고 발광을 한 것)
저 또한 우리 팀의 승리를 위해 용을 쓰며 뛰었습니다. 문제는 시합도중 왼쪽 발가락이 툭 튀어나왔다는 사실입니다. 에구머니나! 아직도 남은 게임이 서너 차례 있는데 1차전에서 존엄하신 발가락이 축구화 사이로 돌출한 것입니다. 결국 깨금발 뛰듯이 하며 경기를 계속했고, 우리 팀은 승리했습니다. 여분의 축구화가 없었던 탓에 2번째 게임도, 3번째 게임도 발가락을 돌출한 채 죽어라고 뛰었습니다. 경기 중간중간에 발가락이 신발 밖으로 삐죽거려 다리가 뒤틀린 듯 아파왔습니다.

이런 와중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작렬시킨 것입니다. 분명히 기적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찢어진 왼쪽 축구화 발로 넣은 것이었습니다. 결국 우리 팀은 전국을 제패하며 우승기를 높히 들었습니다. 발가락의 승리였습니다.



P.S)다음 날 저녁 아내가 르카프 축구화(왼쪽 사진)를 사왔습니다. 뭐하러 사왔냐고 핀잔을 줬지만 저는 그날밤 (아이처럼) 축구화를 머리맡에 놓고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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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때는 밥보다도 축구를 더 좋아했습니다. 도시락 먹는 시간도 아까워 점심시간에 혼자 운동장에 나와 드리블 연습을 하곤 했습니다. 매일 시합을 했고 주말에는 빅게임을 했습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게임을 연기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농사일을 거들다가도 게임시간이 되면 삽을 집어던지고 운동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때문에 아버지께 여러차례 혼쭐(매 타작)이 나기도 했습니다. 돈이 걸린 게임엔 죽자하고 뛰었습니다. 종아리에 쥐가 나면 사금파리로 종아리를 베어 피를 냈습니다. 속설인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그런 방법으로 쥐를 풀었습니다. 고등학교 땐 자그마한 풋볼클럽에도 가입했습니다. 제천은 소규모 클럽이 전국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축구마니아 도시입니다. 포지션은 라이트윙. 키는 작아도 몸놀림이 빨라 '리틀 마라도나'라는 별칭도 있었습니다. '아마추어 시절 1000골'은 그렇게 해서 탄생했습니다.

▲ 10일 충북 청주용정축구공원에서 열린 '제4회 한국기자협회 전국시·도협회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전충남기협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제공
Posted by 나재필

 ▶박지성은 외국 생활 10년차다. 일본 J리그와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을 거쳐 2005년 7월부터 세계 최고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그는 ‘산소탱크’라는 닉네임처럼 쉼 없이 뛰어 프리미어리그를 열광케 한다. 다른 선수들이 음주 추태와 추문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할 때 스캔들 한 번 낸 일이 없다. 일주일 중 4일은 팀에서 보내고 3일은 칩거한다. 영화를 보러 나가는 일도 없이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책을 읽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생활의 전부다. 술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범생이’다. 이처럼 팔팔한 나이에 수도승처럼 지내는 것은 자기 목표 때문이다. 키가 크고 싶어 개구리다리를 삶아먹고, 평발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악바리처럼 뛰었던 것도 그의 특별한 목표의식 때문이었다. 그의 목표는 축구를 잘하는 것이고, 그러기에 친구 또한 축구를 선택했다.


 ▶소설가 김훈은 하루 2갑씩 40년간 친구처럼 지낸 담배를 끊었다. 그는 이제 꿈에서만 피운다. ‘골초’ 이외수는 하루 8갑까지 피웠던 담배를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찧어가며 35년 만에 끊었다. 소설가 이문열도 DJ 정부 시절 자신의 ‘책 장례식’이 벌어진 뒤 끊었다. 386세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도 단박에 끊었다. 이들에게 담배는 ‘친구’였다. ‘술 공화국’ 대한민국의 1인당 연간 술 소비량은 무지막지하다. 지난해 성인 1명이 마신 맥주는 107병, 소주는 72병이었다. 이는 화병 나는 경기침체 탓이 가장 컸다. 소주만 34억 5000만 병을 마셨는데 1년 전보다 3병을 더 마신 셈이다. MB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행한 소폭(소주+맥주) 음주문화도 이를 거들었다. 그러나 술과 담배처럼 치명적인 ‘친구’는 없다. 동시에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을 위로하는 친구도 없다. 건강을 해쳐 수명을 단축시키는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지독한 우정’. 이처럼 친구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검(檢)이 ‘대통령의 친구’를 향하고 있다. 검찰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수사에 나선 것이다. 대선 당시 MB 측은 각종 언론에 ‘대표적인 친구’로 항상 천 회장을 내걸었고, 고비 때마다 항상 함께했다. 이런 와중에 여당의 ‘집안’이 들끓고 있다. 친이(親李), 친박(親朴)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일종의 ‘친풍(親風)’이다. 여권 내에서는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도 새어나온다. 이 내전(內戰)의 진앙엔 ‘선거의 여왕’이자 ‘정치 9단’인 박근혜 전 대표가 있고 ‘경제 9단’ MB가 있다. ‘친구’처럼 손을 잡고 정권을 이룬 그 때나, 서로 말 안하고 등 돌린 지금이나 서로 친하지 않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 꼼수를 쓰는 ‘잔머리 정치’도 눈에 보인다. 언제까지 ‘친구’와 ‘소통’을 가장한 불통의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 그들의 ‘꽃놀이패’를 지켜보는 것에 국민들은 지쳐있다.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담배에 불을 붙였더니, 이제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 슬픈 일이 날아와 앉는다’던 시인의 노래가 떠오른다. 어쩌면 인생에 끝까지 친구로 남는 것은 모두 쓴맛을 지닌 것들인지도 모른다. 소주, 담배, 커피…. 결국은 정치도 쓴 맛이다. 이렇듯 쓴 것들만 찾고 쓴 맛을 즐기는 세태는 그만큼 세상 꼬락서니가 달콤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치 9단, 경제 9단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 민심의 곁에서 쓴 소주 한 잔 기울여주는 그런 살가운 친구가 필요하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