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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0 짜증나는 것들 용서못해



 
'바보들은 다 죽어버려라'라는 소설책이 있습니다. 2009년 프랑스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소설입니다. 내용은 무지막지하고 참혹하지만 통쾌한 분풀이가 있어 유쾌합니다. 이 책은 소소한 일상을 얘기하지만 저속하고 양심없는 삶을 살아가는 일부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불의들로 가득한 곳인지를 보여줍니다.

 소설속 주인공은 140명을 죽이는 엽기적 살인마입니다. 주인공의 특징은 '참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자질구레한 무례와 불의를 당할 때마다 절대로 참지 않고 응징해버립니다. 
"이 세상을 짜증 나는 곳으로 만드는 자들을 청소해 버리겠다"


 인도에서 습관적으로 똥을 누는 개, 여자들과 어린이들을 향해 짖어대는 셰퍼드를 처형하는 것으로 시작된 그의 '짜증 나는 것들 청소하기'는 마침내 '불쾌한 짓을 하는 인간 정리'로 확대됩니다.
 첫 희생자는 아파트 관리인 수잔. 수잔은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를 옮기며 부부 사이를 이간질하고 헛소문을 퍼뜨립니다. 주인공은 동물을 죽인 범인으로 무고한 이웃 남자를 고자질하는 것을 보고 처단을 결심합니다. 
 고속도로를 제집 안방처럼 휘젓고 다니는 난폭 운전자도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주인공은 차(車) 번호를 기억해 뒀다가 다음번 휴게소에서 만나 황천길로 보내 버립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공무원, 집주인을 꼬드겨 공사를 부추기는 악덕 인테리어 업자, 심술궂은 직장 동료, 일요일 아침 드릴로 벽을 뚫는 몰지각한 이웃 등이 차례로 사라집니다. 소설 속의 장면들은 우리의 일상과도 대부분 겹쳐집니다. 무례한 일을 당하고도 꾹 참았던 불쾌한 경험들이 오버랩됩니다. 물론 '소설은 소설일뿐 오해하지 말자'입니다. 현실로 보면 그는 통쾌한 '청소부'가 아니라 '살인마'입니다.
 
 누구나 경험했을 겁니다. 밤늦게 못을 박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아이들 천방지축 뛰어다니는데 말리지 않아 잠을 설치는 일. 'X나게' 줄서서 기다렸더니 새치기 하는 인간들. 차 긁어놓고 몰래 도망가는 인간, 정직하게 대했더니 되레 거짓말로 마음을 유린하는 작자들... 이밖에도 세상 살면서 화나고 답답한 '일상'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경범죄로 처벌된 숫자가 일본의 44.4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청 국감자료에 따르면 ‘인근소란죄’의 경우 우리는 4만 6955건 일본은 25건, 오물투기는 일본은 98건인데 우리는 6만 940건. 노상 방뇨도 일본은 191건인데 우리는 1만1535건이었습니다.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가 30만 7913건. 일본은 1만 7851건이었죠.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이고 올림픽·월드컵을 치렀고 G20을 유치했다고 ‘국격타령’을 할 때가 아닙니다. 기초질서가 난장판이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으로 사회가 개판인데 무슨 국격입니까.
 좀더 남을 배려합시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