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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의 정치

충청로 2008.12.04 06:50

                                                                                            사진=clipartkorea

▶케네디 대통령은 마릴린 먼로와 염문을 뿌리며 로맨티시스트로 알려져 있지만 ‘로비스트’이기도 했다. 집권 3년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163차례나 비밀공작을 했다. 그는 카스트로를 암살하기 위해 비밀부대를 만들려 했고, 베트남의 고딘디엠 대통령 제거에 동의하기도 했다. ‘영원한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도 동생 로버트 케네디의 배신으로 자살했다는 증언이 있다.
그런가하면 ‘중국의 연인’으로 불리는 여배우 궁리는 최근 국적을 버리고 싱가포르 국민이 됐다. 이를 본 중국인들은 ‘당장 꺼져 버리라’며 분노했다. 너무 벗어 유명해진 영화 ‘색계’의 여배우 탕웨이(湯唯)도 중국 연예계에서 퇴출되자마자 홍콩시민이 됐다. 국적 세탁이었다. 이처럼 인간은 시시때때로 배신의 길을 택한다. 정치가들은 거짓말로 유권자를 배신하고 기업가는 함량미달의 제품으로 아주머니들을 배신한다. 가짜 학위를 가진 교수는 학생을 배신하고, 권력을 쥔 공복은 국민의 호주머니를 배신한다. 일본 쪽발이에게 독립운동가를 밀고한 사람들이 요직에 앉고 건국 이후에도 세상을 쥐락펴락 하는 게 세상사다. 변절의 시대, 우리는 적 속에 파묻혀 위태롭게 살고 있다.

▶고조선의 마지막 왕이었던 우거왕은 한나라 공격에 끝까지 저항하지만 신하들의 배신과 군사력에 밀려 최후를 맞았다. 백제 멸망의 책임을 혼자 떠안은 백제의 마지막 왕, 의자왕은 결코 삼천궁녀와 놀아나지 않았다. 그의 몰락에도 간신배들의 모략이 숨어 있었다. ‘녹두장군’ 전봉준도 동학농민군 출신인 김경천의 밀고로 민보군에게 체포됐다. 거액의 현상금 때문에 동지가 배신한 것이다. 전봉준의 체포에 주도적 역할을 한 한신현이라는 작자는 군수가 됐고, 피노리 마을 사람들은 1000냥을 받았다. 대통령 박정희는 지독한 독재자였지만 고독한 인간이기도 했다. 1961년 한국은 세계 125개국 중 101번째의 최빈국이었다. 미국 농산물 원조가 국가예산의 8할이나 되는 꼬락서니였다. 그러나 그가 추진한 고속도로, 종합제철, 자동차, 조선사업 등 국책사업은 사사건건 야인(野人)들의 딴죽에 성할 날이 없었다. 모든 게 ‘독재’에만 초점이 맞춰져 비토됐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만찬장에서 부하의 총구에 숨을 거둘 때 그의 얼굴엔 ‘슬픈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김재규는 그가 가장 사랑한 부하였기 때문이다.

▶해바라기는 8개월 동안 준비해 한 달 정도 핀다. 얼굴을 활짝 편 해바라기는 꽃잎을 드러내고 씨마저도 숨기지 않는다. 해바라기를 두고 ‘변절자’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줏대없이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 정치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변절하지 않고 애면글면 태양만 바라보고 사는 충정의 꽃이다. 지금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갈라놓는 정치에 국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 배신의 정치를 겪으며 다시는 속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또 속는 게 국민이다. 국민은 똑똑하지 않다. 그러나 변절의 삶을 사는 정치는 똑똑한 척 하지만 무례하고 멍청하다. 남을 배신하고 살아가는 것은 자신을 능욕하는 일이다. 똑바로 살지어다. 충정의 꽃은 못 피울지언정 변절의 꽃으로 시대를 흔들지 말지어다. “진정한 용기는 적의 범죄를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진영의 범죄를 고발하는 것이다”라는 진언(眞言)을 항상 기억의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똑바로 살지어다.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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