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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정신

충청로 2008.09.09 21:57
 ▶중국인 탕나(唐娜)는 제2의 조국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동메달을 땄다. 그녀의 한국이름은 당예서(唐汭序·사진)다. 중국 지린성 창춘 출신인 그녀는 2001년 대한항공의 훈련 파트너로 한국 땅을 밟았다. 6살 때부터 탁구를 시작한 그녀는 94년부터 98년까지 탁구여왕 왕난, 세계랭킹 1위 장이닝 등과 함께 중국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가 꿈이었던 그녀에게 중국 대표팀의 '만리장성' 같은 텃세는 높기만 했다. 당예서는 그의 이름 '탕나'를 버리고 올해 초 한국으로 귀화했다. 3년 전 중국인 남편과도 결혼했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 생이별을 자처하고 4년간 기러기 아내로 살았다. 그녀의 독수공방은 승리를 위한 홀로서기였고 목표를 위한 지독한 근신(謹身)이었다. 중국인들의 손가락질을 감내하며 7년 만에 코리안드림을 이룬 당예서. 그녀가 택한 것은 부귀영화도, 조국도, 그도 저도 아닌 탁구채 하나였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용기로서 이룬 그녀의 가슴위에 태극마크가 펄럭이고 있다. 그녀는 진정한 '프로(professional)'다.


 ▶올림픽야구가 승승장구할 때 축구대표팀은 8강진출에 실패하며 일찌감치 짐을 싸 집으로 돌아왔다. 그라운드에서 공을 차야 할 그들은 지금 거실에서 TV로 축구경기를 보고 있다. 그들에게 2002년 월드컵 4강의 기억세포(Memory cell)는 지워졌다. 4강 신화는 히딩크가 해낸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축구 'He think'가 해낸 것이다. 축구실력보다는 국민들의 응원가로 승리한 것이다. 그러나 축구대표들은 승리하는 법을 잊었고 승리하고자 하는 '깡축구'를 잊었다. FIFA랭킹이 53위에 턱걸이해 있는데도 아직도 '4강'인줄 알고 7년째 겉멋만 부리고 있다.우리의 4강 신화는 그야말로 사강(死江)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일본전 승률이 좋은 것은 그들보다 축구를 잘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한·일전에는 죽창과 총칼로 한반도를 도륙하던 '쪽발이'를 이기고 싶은 태생적인 분노와 승부근성이 서려있는 것이다. 프로정신을 잊고 '4강 신화의 포로'가 돼 헛발질만 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28년 전통을 갖고 있는 KBS '전국노래자랑'의 히어로는 단연 송해다. 일요일 한낮 '따~따따 ♪ 따따 ~ 따따~'는 아이돌 스타들이 판치는 여타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10% 정도는 앞서고 있다. 그는 '교통사고 줄이기 홍보대사'였던 87년 애지중지하던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82세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그는 팔팔한 프로정신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는 60년 전 '창공악극단'의 인기많던 피에로의 모습을 몸으로 기억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인기비결은 한마디로 '소통'이다. 초등생이 형이라고 불러도, 시골 농투성이가 씻지 않은 손으로 특산물을 입으로 마구 집어넣어도 그는 마다하지 않는다. 언제나 방송 하루 전에 그 지역 목욕탕에 들러 발가벗고 앉아 지역민들의 애환을 귀담아 듣는다. 시장에서 해장국을 먹으며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 '눈물'은 가난한 대한민국의 얼굴이고 투박한 서민들의 표정이다. 그런 1박2일 간의 노력이 있기에, 그런 소통이 있기에 장수 프로그램의 장수 MC로 최고 인기를 누리는 것이다. 평생 현역으로 사는 그에게 '땡∼'이란 없을 것이다. 100세까지 그의 손에서 '딩동댕~'이 울리길 간절히 기원한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