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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31 애마 세피아를 요르단에 떠나보내다 (4)


아~세피아의 추억(1996년 1월~2009년 5월 25일)

 1996년 '애마' 세피아와 처음 만났다. 당시 車가격이 1100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색깔은 남색으로 ABS(anti-lock brake system)를 제외하고는 옵션을 거의 하지 않았다. 지금의 아내가 결혼전에 번 돈 600만원을 올인하고, 나머지는 할부로 끊었다. 그렇게 세피아와 함께 14년을 살았다. 세피아를 모는 동안 무사고를 기록할만큼 '애마' 세피아는 나와 가족을 안전하게 실어날랐다. 하지만 車를 함부로 여기는 인간들로 인해 옆문짝과 지붕을 여러번 '테러' 당했고 그렇게 겉모습이 늙어갔다. 
 2009년 5월 25일, 충실한 '실어나름이'였던 세피아와 이별했다. 차를 투싼으로 바꾼 것이다. 14년을 운행한 세피아였지만 달린 거리는 고작 9만 2000km로 엔진 나이는 '젊은이' 못지 않았다. 그러나 겉모습이 낡았다는 이유로 단돈 40만 원에 팔렸다. 중고차 매매인은 차를 인계해 이별할 시간도 주지않고 세피아를 가져갔다. 어찌됐든 나의 '발'이 되어준 세피아가 폐차만은 면했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았다. 손때 묻은 운전대, 따뜻한 온돌이 되어준 의자, 5000일 동안 안전한 운행을 도와준 네바퀴와 백미러. 부모와 형제들이 바리바리 싸준 음식들을 정성스럽게 날라준 트렁크...남들이 '똥차'라며 박대하던 세피아는 나에겐 소중한 가족이었다.
 5월 26일 세피아의 향배가 궁금해 중고차 매매인에게 물었다.
"나의 사랑스러운 애마는 어찌 됐습니까?"
"요르단으로 수출됐습니다"
 아라비아반도 북부에 있는 요르단. 아, 나의 애마가 중동으로 떠나가다니. 눈물이 핑 돌았다. 폐차를 면해 눈물이 났고,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으로 팔려간 것에 눈물이 났다. 나의 손때 묻은 자동차가 외국까지 가다니. 우연히라도 한국에서, 지역에서 마주칠거라고 기대했던 작은 소망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나는 오래도록 기도했다.
"애마 세피아여, 머나먼 이국 땅 요르단에 가서도 사고나지 않고 온전히 20만km, 30만km를 씽씽 달리며 건강하게 살렴"
세피아(sepia)는 라틴어로 오징어(오징어 먹물의 빛깔)란 뜻이다.
 



 
 쉬어가는 코너
 오라이~안내양의 추억

 버스 안내양은 1961년 처음 도입됐다. 이전엔 남자가 차장을 했다. 명칭도 ‘조수’였다. 하지만 거친 남자 조수는 손님과 다투기 일쑤였고 인건비도 비쌌다. 손님을 다 태운 뒤 버스 옆구리를 탕탕 치며 ‘오라~이’하고 외치던 안내양은 콩나물시루의 시내버스에 서민들을 최대한 많이 구겨넣던 마스코트였지만, 하루 18시간씩 일하고 숙소도 변변치 않은 등 생활은 고달펐다. 1961년 1만 2560명이었던 안내양은 1971년엔 3만 3504명에 달했다. 1970년대 중반 5만 명에 육박했던 안내양은 1982년 9월10일 시민자율버스가 등장하면서 줄기 시작했다. 하나뿐이던 시내버스 문이 두 개로 늘고, 앞문으로 타면서 요금을 내기 시작했다. 1989년엔 안내원을 태우도록 규정한 자동차운수사업법 33조가 아예 삭제돼 안내양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부르릉~자동차의 추억

 1955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1만 8000대였다. 승용차는 전국을 통틀어 6600대밖에 안 됐다. 1955년 미군 지프를 개조해 만든 ‘시발(始發)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자가용이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1962년 ‘새나라자동차’가 나오면서 전차의 보조수단에 불과했던 버스도 6․25 전쟁 후 빠르게 늘었다. 1955년 3000대에 불과했던 승합차(버스)는 1960년 4200대로 늘었다. 1974년 이후 국산 모델 승용차가 등장하면서 ‘마이카 붐’이 일었다. 1974년 4만 4000대였던 자가용은 1980년 17만 9000대로 네 배가 됐다. 1981년 이후 잠시 주춤했던 자동차 보급은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급속도로 진행됐다. 1989년 자가용 승용차 비중이 52.8%로 절반을 넘어서면서 자가용 전성시대가 열렸다. 2007년 자가용은 1549만 6000대로 1가구 1자가용 시대가 됐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