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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1 사진 찍지마! 사진과 사실 (2)

 누군가가 나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난 질겁한다. 화를 내지는 않지만 '도망' 다니기 바쁠 만큼 피사체가 되길 거부한다. 누군가의 파인더에 내 모습이 찍히는 게 그냥 싫다. 아마도 세월의 바람소리에 머리숱이 한 올 한 올 날아가기 시작한 뒤부터였을 것이다. 그런데 사진 찍는 것,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안좋은 게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추억의 저장고'가 없다는 것이다. 아주 아름다웠던 추억도 머리속에 글 몇 줄짜리 풍경밖에 남아있지 않게 된다. 오늘 입수한 이 사진들도 편집기자들이 중국 북경 유람을 하던 때인데 나에겐 '머리속의 지우개'처럼 새하얗기만 했던 노정(路程)들이다. 왜냐하면 5일간 단 한 장의 사진도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오며가며 몇 장 찍혔을 뿐이다. 오늘 우연히 그 '추억'을 찾았고 다시 그 때로 돌아가 전국 팔도에서 모인 그리운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됐다.

 사진 찍히는 게 싫다해도 야구선수 김병현 정도는 아니다. 몇년 전 모 신문사에 있을 때 같은 회사 사진부 기자가 김병현에게 맞아 1면에 대서특필된 적이 있다. 이유는 '왜 사진을 맘대로 찍냐'는 거였다. 코뼈가 주저앉는 폭행이었는데 참 황당하고 괘씸했다. 모두가 김병현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노라고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사진 찍히는 게 싫어도 폭력을 휘두를 정도면 '돌+아이'다.


동영상=naver편집기자 꽃다방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진 보는 것은 즐긴다. 물론 나름, 사진 보는 안목도 있다고 자조한다. 남이 찍어놓은 사진은 커다란 인생공부다. 찍는 이의 생각, 찍고자하는 상황이 필름 속에 고스란히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고, 흔적일 수도 있다. 잊혀진 추억의 일기장을 들추어보는 듯한 애틋함이 있어 좋고, 항상 그 시간 그 때로 돌아가서 보는 '늙지 않는 정물화'가 있어 좋다. 그 흑백의 공간은 영원히 늙지 않는 피사체다. 아무리 색이 바래도 그 젊었던 표정과 미소는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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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다양한 얼굴, 그리고 한국기자들의 다양한 얼굴. 다시보니 새롭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오며가며 찍혔는데 사진 속의 장소가 어딘지 헷갈린다. 기억의 프리즘을 온통 뒤져봐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기록하지 않은 탓이다. 피사체를 직접 찍고 마음 속에 넣어 복기하지 않은 탓이다. 북경의 짝퉁빌딩 앞 노천(모자 쓴 놈팡이가 나)에서 찍은 것만은 분명하다. 비루먹을! 사진을 직접 찍지않으니 추억도 뒤엉켜 내가 서 있던 주소를 잃어버린다. 기억에도 '고장'이 생기는 법이다.


 사진의 출처는 편집기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꽃다방'이다. 무단으로 퍼왔음을 고백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더불어 감사드린다. 잊혀져가는 추억을 다시 찾아줘서. 사진은 여행의 동반자다. 넓게 말해서는 '인생노트'다. 그것이 있기에 늙지 않는 시간을 만날 수 있고 탱탱한 젊음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을 복기하며 후회하지 않을 삶을 준비할 수 있다. '사진'에게 감사한다.
P.S 본의아니게 초상권도 침해했다. 이 또한 너그러운 마음으로^_^
 
 사진 잘 찍는 방법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은 인터넷과 책자에 다 나와 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상식적인 것들이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포커스(FOCUS.초점)인 듯하다. 풍경을 찍을 것인지 디테일한 표정을 찍을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파인더에 들어온 피사체를 조각조각내어 찍고자 하는 '마음'을 선택해야 한다. 풍경이든지, 표정이든지 두가지 모두 욕심을 내기 보다는 한 쪽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둘 다 살리려다 둘 다 망친다. 표정을 짓도록 강요해선 안된다. 연출된 사진은 보는 이도 부담스럽다. 웃어줘야 할지, 뒤돌아서서 비웃어야 할지...노출과 촬영모드 등은 똑딱이 카메라도 잘 나오니 초보자에겐 포커스, 포커스가 가장 중요한 듯싶다. 이상은 선무당의 말씀^-^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