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25 이별후愛....이별 후회.... (2)
  2. 2009.10.22 아줌마 짱이에요 (2)
                   남북 이산가족들이  떠나는 버스 창문 사이로  손을 잡고 있다

▶소설가 정도상은 고비사막을 여행하면서 아들을 떠올렸다. 중학교 2학년이던 정 씨 아들은 화가를 꿈꾸고 있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아들에게 고비사막 동반여행을 약속했다. 그러나 부자(父子)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1주일 뒤 아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그날의 충격 이후 정씨는 글을 눈물로 찍어내며 쓰고 있다. 어째서 그런 비극적인 선택을 했는지 소설가는 아직도 모른다. 아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생전엔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 아들 앞에서 아버지는 '옳은 말'만 되풀이했다. 이제 자신의 곁에 잠시 머물렀다 떠난 아들의 기억은 사막처럼 황량하다. 영원한 이별을 택하기 전에, 절뚝거리는 삶이 오기 전에 아들과 교유하지 못해 365일 울고 있는 것이다.


▶“슬프다, 연약한 여식이여! 내 기도가 모자라서인가? 네 목소리, 얼굴은 눈에 어른거리건만 넋은 어디로 갔는가!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 가슴을 치며 슬퍼하노라.” 1424년 봄, 어린 딸이 홀연히 세상을 떠나자 28세의 세종대왕은 한없는 슬픔을 이렇게 읊었다. 열다섯 나이에 얻은 어여쁜 딸이 혼인해 가정을 이루기를 소망했던 젊은 아비. 세종의 이별사(離別史)는 잔혹했다. 즉위 여섯 달 전에는 동생 성녕대군이 죽었고, 그 해 12월에는 장인이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 그 1년 후에는 큰아버지인 정종이, 그 다음 해에는 어머니, 그리고 그 두 해 뒤에는 아버지 태종이 세상을 떠났다. 세종은 즉위 후 십여 년 동안 상중(喪中)이었다. 세종의 치세(治世)는 어쩌면 이별로 다져진 강건한 의식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가장 허망한 결심이자 어려운 결단이 바로 금연이다. 애송이 취급을 받지 않으려고 신문지에 풀잎을 말아 붕어담배(뻐끔담배)를 피우면서 길들여진 담배. 대한민국 사람들은 반년에 22억만 갑이나 물며 빨며 애호한다. 하루에 8.4㎝ 20여 개비를 태우면 120분의 수명이 줄어든다. 하지만 “자기 증조할아버지는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우고도 100살을 살았다”며 스스로 면죄부를 준다.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담배에 불을 붙였더니 이제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 슬픈 일이 날아와 앉는다'는 어느 시인의 노래는 '자기변명'의 결정타다. 수명이 준다고 반 협박을 해도 끽연과의 이별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담배가 가해자인가, 피는 '놈'이 가해자인가. 교통사고 현장처럼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게 담배다. '작심3일'과 이별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안녕'을 고해야 할 목록이 담배라는 걸 담배는 안다.


▶지금 내 곁에 돌아누워 있는 아내는 지구 한 바퀴를 돌아야 만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사람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면서 결혼을 갈구하는 게 인간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만 한 해 11만 쌍이 이혼한다. 홧김 이혼을 줄이기 위한 이혼숙려제를 시행해도 100쌍에 0.97쌍 꼴로 헤어진다. 그러나 어제 차갑게 안녕을 고한 사람은 39억 9999만 년을 기다려 만난 사람이다. 그 장구한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 만난 사람인데 한순간 참지 못해 이별한다. 그래서 이별도 연습이 필요하다. 버릴 줄, 잃을 줄, 놓을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당한 이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제 헤어진 동료와 어제 헤어진 이유가 정당해야 한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가장 슬프다고 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정점(頂點)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론 온통 내리막길이다. 이별이 아름다워야 하는 이유다.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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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꺼부기 2010.03.28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수 년간 겪은 몇 번의 이별을 돌이켜봅니다.
    아직도 가슴에 가 있는 금이 아물 생각을 하지 않는 이유는 당시 겪은 이별들이 전혀 준비도 예상도 못했던 또 아름답지도 못했던 이별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앞으로 이별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겪어야 할 이별이라면 아름다운 이별이고 싶습니다.

    숫타니파타에서 읽었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다 행복하라."

    • 파이팅 2010.03.28 14: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찬란한 이별은 없지요.
      하지만 힘내시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길 기원합니다

충청투데이 자료사진

▶아줌마 손에는 시금털털한 김치냄새가 배어있다. 흥정의 달인으로 물건값 깎는데도 도사다. 바겐세일이라도 있으면 밤을 꼬박 새워 마트 앞에 제일 먼저 줄을 선다. 몸뻬(일바지)를 입고도 당당하고, 벤치에 앉아 젖을 물려도 당당하다. 그것은 부끄러움을 넘어선 아름다움이다. 돈에 원수라도 진 것처럼 바락바락 생청을 쓰며 치열하게 살기에 삶 또한 에누리가 없다. 젊었을 때 보송보송하던 피부와 날씬한 몸매는 주름과 함께 잔설 쌓인 골짜기로 퇴락한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주겠다고 떵떵거린 남편은 갱년기 너머에서 망을 보고 있다. 더구나 마나님 샤워소리가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하지만 오만한 남자보다 ‘애덕(愛德)과 사랑’으로 똘똘 뭉친 억척녀, 아줌마가 진정으로 더 멋있다.


▶산악인 오은선이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여성 최초)을 목전에 두고 꿈을 미뤘다. 그녀는 처음 에베레스트봉 여성원정대에 선발됐을 때 3년간 다니던 공무원직을 그만 뒀고, 학습지 교사를 할 때도 미련없이 짐을 꾸렸다. 설산에 텐트를 치고 몸속의 체온으로 몸 밖의 추위를 덥히던 그녀. 희박한 공기 속에서 헐떡거리고, 음식물을 토하며, 외로움에 떨었지만 그녀는 도전했다. 등산인구 1000만 명인 한국에서 안나푸르나는 신(神)의 영역이자 로망이다. 그곳에서 숨진 한국 산악인만 자그마치 16명. 모두들 안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13좌를 발로, 여자의 이름으로 걸어서 올랐다. 산과 ‘결혼’한 그녀의 악바리 근성은 역시나 토종 아줌마를 닮았다.


▶식당아줌마는 12시간 일하고 시급을 받는다. 손님 시중을 들고 음식을 나르고, 화장실 청소까지 혼자 한다. 직원들의 텃세에 사장의 구박, 손님들 타박까지 겹쳐 눈물·콧물 빼는 하루다. 그러나 만신창이가 된 후 손에 쥐는 돈은 삼겹살 불판보다도 차갑다. 1만 2000원짜리 간장 게장을 먹으려면 2시간 40분, 1만 8000원짜리 소갈비 1인분을 먹으려면 4시간을 더 일해야 한다. 1000원짜리 공깃밥을 추가하면 1시간 노동 추가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번 돈으로 간장게장과 소갈비를 뜯지 않는다. 식당일이 끝나면 곧바로 집안일이다. 아내로, 엄마로, 딸로 다시 복귀하는 것이다. 그들은 1인다역을 하는 만능슈퍼우먼이다. 아줌마로 산다는 것은 ‘도전’이다.


▶전업주부의 노동가치(14시간 기준)를 돈으로 환산하면 월 3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는 2006년의 전체 직종 시간당 평균임금 1만 172원을 적용한 수치다. 전업주부들의 예상 연봉은 캐나다가 1억 2000만 원, 미국 1억 1000만 원 가량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500만 원이라니 참으로 박복하다. 여성들은 일생 중 287일이라는 시간을 옷 고르는데 고민한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아줌마들은 자신의 화장품값과 옷값을 줄여 아이들에게 투자한다. 자식을 기르고 가정을 지키는 데 아줌마는 언제라도 앞장설 준비가 돼있다. 그래서 그녀들은 가족과 사회의 건강한 '주류'(主流)다. 남자들이 아내를, 아줌마를 '이효리'처럼 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억지다. 장동건, 배용준 같지도 않은 ‘수컷’들이 몸뻬바지, S라인을 따지는 것은 코미디다. 여자는 파도와 같다. 사랑 받는다고 느낄 때 여자의 자부심은 최고조에 이른다. 아줌마는 스태미나 타령보다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아줌마는 그래서 '여자'보다 예쁘다. '남자'보다 강하다. 아줌마 파이팅.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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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뽀글 2009.10.22 1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줌마는 여자보다 이쁘다.. 남자보다 강하다..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