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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30 새해 희망을 노래하자

 ▶내 탓이오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에 오바마가 뽑혔다.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1위에 오르기는 1948년 아이젠하워에 이어 50년 만의 일이다. 오바마는 당선 직후 정적(政敵)이었던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신속하게 내정했다. 그것은 화합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힐러리는 16년간 무려 13차례나 존경받는 여성 1위에 올랐다. ‘내 탓이오’를 선언하고 아름다운 승복을 통해 신선한 감동을 주었던 매케인은 3위를 차지했다. 매케인은 최근 오바마의 통합정치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경제위기와 이라크전 등 안팎으로 힘든 시기에 ‘내편 네편’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대선 때의 앙금보다는 ‘나라가 먼저(Country first)’라며 국익을 선택했다. 진정한 승자는 2등에게 손 내미는 자이고, 1등에게 다가서는 자이다. 1등은 2등을 겸허히 품고, 2등은 1등에게 질투하지 않는 것이 ‘통 큰 정치’다. 입으론 국익을 말하면서, 행동으로는 ‘이익’을 따지는 정치인은 그야말로 삼류다.


 ▶네 탓이오
 
집안이 시끄러운 것도 내력이 있는 법이다. 선조 때부터 시작된 당파싸움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속에서도 계속됐다. 당파싸움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왕을 자신의 편에 서도록 비호(庇護)하는 거였다. 숙종은 이를 이용해 한쪽 당파가 너무 커졌다 싶으면 그 당파를 몰아내고, 다른 당파로 조정을 채웠다. 서인과 남인 ‘양당 체제’는 어느 날 남인과 북인, 노론과 소론의 ‘4색당파’로 변했다. 관리와 유생들은 나라걱정은 차치하고 날마다 ‘네 탓 타령’만 했다. 300여 년이 흐른 지금의 한국 정치도 ‘네 탓’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정당 간에는 당파, 정당 안에선 파벌 싸움으로 허구한 날 멱살잡이를 하고 있다. 좌로 나는 것은 좌로만 날고, 우로 나는 것은 우로만 난다. 그 날개는 ‘보수와 진보’라는 허울 좋은 명패를 달고 있지만 둘 다 보수도, 진보도 아닌 듯하다. 그들에게 2등은 두 번째 승자가 아니라 첫 번째 패자다. 생각과 행동은 아류(亞流)이면서 일류인척 하는 것은 ‘쌈마이’ 짓이다.


 ▶덕분에

 ‘덕분에’가 아닌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모두가 ‘덕분에’ 이루어지고 있다. 실패한 덕분에, 비틀거리고 넘어진 덕분에 조금씩이나마 진전되는 것이다. 네 탓을 하지 않은 덕분에 내 자신이 용서받는다. 조금은 억울해도, 조금은 밑져도 ‘덕분에’로 살아야 한다. 겨울이면 저마다 바다를 찾는다. ‘바다 덕분에’ 상처받은 영혼들은 위로받는다. 낙조를 보며 지난날을 반성하고 일출을 보며 새 출발을 기약한다. 바다는 모성을 가지고 있어 모두를 품는다. 하물며 프랑스 사람들은 바다(la mer)를 어머니(la mere)라 하지 않던가. 조용히, 바다를 보면 사람의 가슴 한복판에도 섬이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땅의 끝이 바다가 아니라 땅의 시작이 바다임을 알게 된다. ‘덕분에’를 몸으로 느끼려면 바다로 가라. 그곳에 가면 누구나 ‘내 탓, 네 탓’ 안하고 바다에 안길 수 있다.


 ▶지금의 끝은 과거다. 지금 이순간은 1초 후 과거가 되고 미래를 위한 시작이 된다. 2008년은 이제 ‘어제’가 됐다. 부푼 꿈을 안고 출발했지만 슬픈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던 2008년은 잊어버리자. 망각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각성제다. 오늘을 살기도 버거운데 어제를 잡고 있는다면 내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2009년 슬로건은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다. ‘내 덕택’에가 아니라 ‘네 덕분’이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