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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30 잠못 이루는 밤…불면과 숙면사이 (5)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군대생활 1000일(1988년~1991년) 내내 불면증에 시달렸다. 하루종일 '뺑이' 치고나면 잠이라도 시원하게 자 줘야 하는데 눈만 감으면 천장에 별이 총총 떴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게 아니라 또렷해지는 기현상이 365일 반복됐다. 고참이나 졸병들은 침상에 머리만 대면 침을 질질 흘려가며 코를 골았다. 하늘이 주신 축복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공군 관제특기 특성상 새벽에 일하고 낮에 자는 일이 많았는데 대낮에 잔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잠이라도 팍팍 자 줘야 국방부시계가 팍팍 돌아가는데 미칠 노릇이었다. 남들보다 더 피곤한 이유가 순전히 잠 때문이었다. 총을 쏘는 일보다, 나라를 지키는 일보다 잠과의 전쟁이 더 어려웠다. 남들은 실컷 자며 피둥피둥 살이 찌는데 나만 피골이 상접해갔다. 햇수로 4년을 '올빼미'로 살다 '출소'하는데 그동안의 군대생활이 북받쳐 오는 게 아니라 잠을 못잤다는 게 더 서럽고 억울하고 슬펐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주기적으로 불면증이 찾아왔다. 허락도 없이 때때로 찾아와 몇 달 동안 머리속에 황사를 일으키고는 사라졌다. 이는 스트레스 주기와 거시기 주기처럼 찾아오는데 슬럼프 주기와도 상통하는 듯했다. 직장인에게도 일이 도통 안되는 주기가 정기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요즘 그 놈의 불면증이 다시 온 듯하다. 눈은 슬슬 감기는데 정신이 슬슬 살아난다. 

숙면의 방법은 어떤 게 있나?

아침 기상시간 일정하게 유지하기
커피, 담배, 카페인 함유음료(홍차, 콜라 등)를 삼간다.
술은 잠을 잘 오게 하지만 자주 깨게 만든다
규칙적인 운동을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하면 도움이 된다
취침 전 배고프면 따뜻한 우유 한 잔
취침 전에 복식호흡이나 명상 등 이완요법을 수행한다
자꾸 자려고만 하지 말고 잠이 올 때까지 딴 것을 하며 기다려라
시계를 보지 마라. 아니, 치워 버려라
낮잠을 자지 마라
자기전 따뜻한 샤워. 반신욕이 좋다
잠들기 3시간전엔 운동은 삼가
6시간전 카페인은 NO!
침실온도 20~25도, 습도 60~70
몸을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고 자라
땅콩이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 그리고 바나나, 키위와 같은 과일에 숙면에 도움이 되는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있다. 또 대추차나 카모마일 허브차 등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런 것들 말고 최고의 숙면방법은
             "스트레스 해소다"

 술에 취하면 잠에 쉽게 빠져든다. 때문에 의도적으로 술을 마신 날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수면효과라기 보다 '기절' 내지 '졸도'라고 봐야 옳다. 지난 달에 있었던 일이다. 생각이 많아서인지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12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셔터'가 내려가지 않아 다시 일어났다. TV를 보기도 하고, 인터넷 서핑도 하고, 책도 읽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새벽 3시 3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내 몸은 자동반사적으로 집 밖을 향하고 있었다. 내가 향한 곳은 24시 편의점. 그 곳에서 술과 뿌셔뿌셔 하나를 샀다. 검은 '봉다리'에 담아오는데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을 에는 겨울 새벽에 이 무슨 지랄이람'
 집에 와서 클라스 잔으로 벌컥벌컥 원샷, 투샷, 쓰리샷~ 했다. 그리고 한순간 까매졌다. 잠이 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잘 잤다'는 행복감과 '미쳤다'는 황폐감이 동시에 들었다. 아~머리 속에서 손담비의 노래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