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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7 으악, 하루짜리 '선생님' 되다 (10)

대전문화초등학교는 1958년도에 개교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다. 축구부와 정구부가 있는데 축구는 전국서도 알아준다. 2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잔디운동장을 조성 중이다. 강복순 교장선생님의 학교사랑이 남다르다.  단상 앞에 보이는 마이크 앞에서 1시간 모라자게 '원맨쇼'를 했다.

초등학교 땐 ‘무작정’ 선생님이 되는 게 로망이었고, 커서는 ‘안정적인 직업’ 선호도 1위라 선생님이 로망이었다. 한 때는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었고, 언론사 짬밥을 먹으면서는 교사가 아닌, 교수가 되고 싶었다. 이론만 가지고 떠드는 강의가 아닌, 실전을 겸비한 강의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막연히 '선생님'을 동경하던 어느 날, 아니 43세를 바라보는 어느 초가을(10월 7일 바로 오늘) 기회가 찾아왔다. 일일교사였다.

아뿔싸, 막상 기회가 오자 박차고 싶은 게 사람인가보다.

초등학교 5학년에게 ‘신문활용교육(NIE)’ 수업을 하라니. 알고 있는 것을 주저리주저리 하면 될 것 같기도 했지만 교단에 처음 서는 나로서는 긴장되는 게 사실이었다. 열흘 전부터 자료조사와 정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글 워드작업도 끝냈다. 나름, PDF파일도 만들었다. 신문 150부와 신문필름도 준비했다. 초등생 아들에게 어떤 얘기가 관심거리인지 사전조사도 했다. 게임과 연예인 얘기가 먹힌다는 답변!!!


2009년 10월 7일
아침 9시 40분.
대전 문화초등학교를 향했다. 가는 와중에도 ‘잘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섰다. 마치 예방주사 맞으러 가는 '놈팡이' 같았다. 맞기 직전의 찌릿한 두려움. 소강당에 자료를 미리 비치하고 화면설치를 지켜봤다. 그리곤 교장선생님을 만나 10분간 담소하고, 다시 ‘주검의 사형장’을 가듯 소강당으로 돌아왔다. 150명의 아이들은 낯선 이방인을 ‘MC몽’ 보듯이 쳐다봤다.

드디어 수업이 시작됐다. “주저리주저리…, 이러쿵저러쿵…” 기자란 무엇인가, 신문이란 무엇인가, 신문 제작과정은 어떻게 되나. 50분간을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사실 ‘첫경험’의 두려움은 컸지만 막상 교단에 서니 전혀 두렵지 않았다.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리지 않았다. 아이들이 야유를 보낼 줄 알았는데 (감사하게도) 그러지 않았다. 아이들이 가끔 지겨워하면 연예인 만난 얘기를 해주었다. 다시 떠들고, 다시 연예인 얘기 해주고. 그러면서 할 것은 다 했다. 그리고 '악몽 같았지만 너무나 새로웠던' 일일교사 체험을 끝냈다. 아이들은 순수한 눈빛으로, 땀 뻘뻘 흘리며 '고생하는' 나에게 박수를 보내 주었다.
P.S)아이들아,  고맙다. 그리고 고윤옥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