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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8 1900년간 독재하에 살았다
  2. 2009.03.11 김현희를 마타하리로 부르지 마라
사진=충청투데이 홍성후기자

 ▶독재타령이 요란하다. 화살은 DJ(김대중)와 MB(이명박) 전·현직 대통령에게로 쏠린다. DJ는 최근 현 정권을 ‘독재’라고 비난하면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분기탱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청와대와 여당은 “전직 국가원수가 노욕(老慾)에 가득 차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YS는 “틈만 나면 요설(饒舌)을 하는 DJ는 제발 입 좀 다물라”고 거들었고, 모 정치인 지지모임 회장도 “차라리 주소지를 북한으로 옮기고, 노 전대통령처럼 자살하라”고 했다. 이 얼마나 무서운 독설과 독선인가. 독재는 남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다. 경청하지 않는 것이다. 독재가 욕을 먹는 것은 민심이 떠들어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혼자 잘났다’고 설쳐대기 때문이다.
 독재자가 설치면 국민이 ‘개고생’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근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 ‘세계 최악의 독재자’ 3위에 올랐다. 북한은 3남 김정운(26)의 세습을 기정사실화하며 ‘100년 독재’를 선언했다. 악질 독재자 1위는 29년간 철권정치를 하며 163명을 살해한 짐바브웨의 무가베다. 다르푸르 대학살을 주도한 수단 대통령이 2위. 사이클론으로 14만 명이 숨졌는데도 태평했던 미얀마의 탄 슈웨가 4위에 뽑혔다.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49년간, 리비아 대통령과 최근 사망한 가봉대통령은 40여 년간 독재했다. 공포정치로 악명 높았던 러시아 이반4세는 성바실리 대성당이 완성되던 날, 건축가들의 눈을 뽑아버렸다. 보석보다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을 만든 건축가들도 왕에 의해 손목이 잘렸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건축물을 다시는 못만들도록 한 것이다. 독재란 이처럼 눈알이 뽑히고 손목이 잘리며 마지막 남은 가슴까지 찢어놓는다.


 ▶고구려는 동명왕을 시작으로 보장왕에 이르기까지 705년간 존립했고, 백제는 온조왕을 시작으로 의자왕까지 678년을 생존했다. 박혁거세가 시조인 신라는 박·석·김 씨가 992년간 56명의 왕위을 나눠먹었다. 박 씨가 10명, 석 씨가 8명, 김 씨가 38명이었다. 발해는 15명, 고려는 34명, 조선은 27명의 왕이 518년간 피를 섞어가며 세습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1967년여 동안 191명의 왕이 한반도를 지배한 셈이다. 그러나 ‘역사’에게 묻고 싶다. 세습왕조도 ‘독재’ 아니냐고. 부모 잘 만난 덕에, 못나도 왕이 되고 난봉꾼도 왕이 되는 게 세습이다. 외세를 불러들여 민족을 말살한 것이 삼국통일이 아니던가. 모든 역사는 승자에 의한, 승자를 위한,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우리는 '정통'이라는 번지르르한 허울 아래 1900년 넘게 ‘세습 독재’하에 살았는지도 모른다.


 ▶사실 ‘독재자 타령’을 하기 전에 제 가슴부터 열어봐야 한다. 사랑과 결혼, 돈과 출세, 권력과 편익을 위해서 누구나 ‘독재자’처럼 살고 있다. 가정도, 직장도 남의 의견은 무시하면서 비민주적인 행태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재는 아집과 트집, 독선과 위선 사이에서 묘하게 뛰논다. “박정희 독재를 규탄하면서도 북한 독재에는 왜 침묵하느냐”고 질타한 두레공동체 김진홍 목사의 말이 떠오른다. 57년간 핵 주권을 말살해온 미국을 두고 ‘영원한 우방’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지도 되묻고 싶다. 우리는 언제까지 북한의 ‘핵타령’에 놀아나면서 미국의 핵우산을 뒤집어쓰고 있어야 하나. 우리도 ‘독재’를 벗고 ‘독자적’인 핵을 가져야하는 건 아닌지 ‘위험한 상상’을 해본다. 세상의 독재자들은 우리의 뒤편에서 못난 우리를 비웃고 있다.
Posted by 나재필

  그녀의 이름은 마유미였다.
 87년 11월 29일 오후 2시1분 KAL 858기가  버마(미얀마) 안다만 해역 상공서 폭파돼 승객 115명이 전원 사망했다. 한국과 미국 등은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 인도양 뱅골만 등을 수색했으나 기체를 찾지 못했다. 추락하기 전  KAL기에는 하치야 마유미가 타고 있었다. 그녀는 바그다드에서 탑승해 아부다비에서 내렸다. 마유미는 13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12월 15일 서울로 압송됐다. 대선 국면전환용이라는 의혹이 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은 김현희였다.
 87년은 대통령선거가 있었고, 민주화항쟁으로 전국이 들끓었던 대혼란기였다. 사건당시 정부는 북한지령에 의한 공중폭발로 결론짓고 사건조사를 마쳤지만, 사망자들이 발견되지 않는 등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88년 1월 15일 하치야 마유미는 김현희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본인이 KAL 폭파범이며 북한 김정일의 사주로 88올림픽 방해, 선거분위기 혼란 야기, 남한내 계급투쟁 촉발을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그녀는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물증이 없어 90년 사면됐고, 97년 안기부 요원과 결혼한 후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22년이 흘렀다.
 그녀는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가 짧아졌을 뿐 외모는 별로 변한 게 없었다. 87년 KAL 폭파범으로 지목돼 얼굴이 공개됐을 때 국민들은 테러리스트의 정체가 아리따운 여자였기 때문에 놀랐다. 모습이 공개된 후 공개처형을 외치던 여론은 곧 동정론으로 변했다. 심지어 "원죄는 북한이다. 그녀에게 돌을 던지기에는 너무 예쁘고 착해 보인다"며 미모론으로 몰고가는 사람도 많았다. 긴 생머리를 한 그녀는 졸지에 ‘한국의 마타하리’가 돼 버렸다.

 그녀는 범인(犯人)이자 범인(凡人)이다.
 평생 죄인이란 낙인을 안고 살아가는 그녀 역시 피해자고, 그녀의 범죄로 인해 이유없이 죽어간 유가족도 피해자다. 
“나는 죽어야 할 사람, 평생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했던 그녀가 다시 나타나 "북한이 한 테러고, 저는 가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또한번 그때의 상처를 보게 된다. 

 그녀의 외모에만 초점을 맞추는 언론도 잘못이고, 그녀의 외모만 바라보는 여론도 잘못이다. 기사마다 그녀의 미모를 디테일하게 소개하는 것은 사안의 팩트를 놓치는 일이다. 그녀를 '마타하리'로 만든 것은 시대의 비극을, 분단의 비애를 간과하는 일이다. 죽어간 자의 넋을 위해서도, 속죄하며 아프게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잣대다.

그런데 왜 하필 북한과 냉랭할 때 다시 등장했을까!!!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