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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2 꽃남 F4가 아닙니다. 추남 F4입니다

 ▶figure(꽃보다 연아)
=은반 위에 꽃이 피었다. 250초 동안 김연아는 스테이플스센터 은반 위를 한 마리 새처럼 날아다니며 세계를 매료시켰다. 김연아는 6세 때 처음 스케이트를 탄 후 하루 16시간씩 훈련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나의 전공은 연아이며, 교과서도 연아”라고 말한다. 연습태도가 못마땅하면 링크를 100바퀴나 돌도록 한 철혈 엄마였다. 사춘기 시절 연아의 친구는 오로지 엄마뿐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겐 ‘소녀시절’이 없다. 꽃다운 10대 시절에 친구들과 수다 떨며 ‘추억의 노트’를 써야 했지만 그녀는 빙판을 친구삼았다. 하지만 그 혹독했던 14년의 세월은 그녀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게 했다.

 ▶flower(꽃보다 남자)=1월부터 TV를 뜨겁게 달구었던 ‘꽃보다 남자’가 막을 내렸다. 꽃남은 신드롬을 넘어 ‘꽃남 폐인(嬖人)’을 만들 정도였다. 초등생부터 중년까지 월요일·화요일은 ‘꽃밭’을 거닐었고 TV밖은 온통 꽃바람에 출렁였다. 꽃보다 잘 생긴 4명의 남자(F4)들은 재벌 후계자, 전직 대통령 손자, 한국 대표 예술명가 후손, 신흥 부동산 재벌 후계자들이다. 옷 입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 궁기(窮氣)가 없고 노는 물도 달랐다. F4 모두가 빽 좋고 돈 많은 ‘A급 귀족’들인 것이다. ‘꽃남’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신데델라와 대박을 꿈꾸는 다수의 염원을 위무하기 위해 나온 비극이다. 다만 그들의 ‘꽃놀이’가 못살고 못생긴 이 시대에 작은 꽃등이었길 바랄 뿐이다.

 ▶foul(꽃보다 추남)=‘회장님’ 박연차 게이트는 추한 남자들의 얘기다. 깨끗한 척, 정직한 척 법치를 강조하던 ‘정치와 法’이 무법을 일삼은 희대의 블랙스캔들이다. ‘회장님’의 농간에 전·현 실세와 ‘대통령 패밀리’까지 걸려들었다. ‘왕의 남자’ 이광재 의원도 끼여있고, 무능하지만 깨끗하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봉하대군’도 끝내 수의(囚衣)를 입었다. 그야말로 박연차 로비는 전국구, 전방위 로비였다. 수감돼있는 박 회장을 면회한 정치인만 50명이 넘고, 두 번 이상 면회한 정치인도 30명이나 된다. 그들이 반한 ‘큰손’ 박 회장은 통 크게 쏘는 것으로 유명했다. 1억 원을 ‘5000원 두 개'라 불렀고 1만 달러는 1만 원으로 표현했다. 그는 지갑 속에 1만 달러를 다발로 넣어 다니며,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도 거액을 뭉텅뭉텅 주었다. 그런 씀씀이에 놀아난 사람들은 모두가 ‘법’을 집행하는 선량이었지만 뒷구멍으로 돈을 받는 추한 한량(閑良)이었다.

 ▶fortune(꽃보다 돈)=‘꽃남’에 출연했던 탤런트 ‘장자연의 문건’엔 13명이 나온다. 이들 모두가 시치미를 떼고 있지만 부적절한 성상납과 술자리 시중을 강요한 흔적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화려한 배역과 돈을 걸고 술자리와 잠자리를 요구한 '연예계 잔혹사'는 푸르름을 향해 고개 들던 한 떨기 꽃을 꺾고야 말았다. 그녀는 대한민국 연예계의 비극을 한 몸에 안고 비루한 절벽 아래로 낙화(落花)했다. 그런가하면 불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꽃불’을 켠 사람들도 있다. 고위공직자 1782명의 재산이 전년보다 평균 2800만 원이 증가한 것이다. 국회의원 35%가 1억 이상 늘었고 재산환원을 공언한 MB도 4억 원이 늘어 356억이 됐다. 불황에도 호황인 사람들은 따로 있다. 불황을 잡겠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정작 불황을 모른 채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의 꼬락서니다.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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