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2.11 정신 못차리는 지자체
  2. 2008.09.09 금배지

 ▶‘머슴’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궁전’을 짓기 시작했다. 저마다 ‘크고, 넓고, 폼 나게’ 지으려고 경쟁 중이다. 한국판 ‘베르사유 궁전’으로 불리는 성남시 신청사는 3222억 원을 들였다. 서울시 신청사(2288억), 서울 용산구(1510억 원), 용인시(1974억 원), 원주시(999억 원)도 ‘대궐’이다. 도(道)단위 지자체 중 ‘못사는 동네’에 속하는 전북도(1758억)와 광주광역시(1536억)도 빚을 내 청사를 지었다. 안양시의 배짱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71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데도 2조 2349억 원을 들여 100층 규모의 청사를 지을 계획이다. 건물이 아니라 ‘호텔’이다. 돈도 없으면서 떠세를 부리는 이들 지자체의 ‘궁전’ 건립을 보며 국민들은 ‘초가삼간’의 삶을 떠올리고 있다.

 ▶러시아 성바실리 대성당은 공포정치로 악명 높았던 이반 4세가 만들었다. 그는 성당이 완성되던 날, 건축가들의 눈을 뽑아버렸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더 이상 짓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한 것이다. 궁전보다 화려하고 보석보다 아름다운 무덤인 무굴제국(인도)의 타지마할. 평민의 여인을 사랑했던 샤자한 왕은 그녀가 죽자 22년에 걸쳐 지상 최고의 무덤을 만들었다. 이 건축물을 완성한 장인들도 손목이 잘렸다. 영원불사를 꿈꾸던 진시황제는 동서 2500m, 남북 1000m에 이르는 아방궁을 지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성남 공군비행장 부근에 호화 영빈관을 차렸다. 퇴임 후 각국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우아한 말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5공 비리가 터져 그의 말년은 ‘궁전’이 아니라 백담사였다. YS는 IMF 환란 와중에 8억 원을 들여 사저를 지었다. DJ도 ‘방이 여덟, 욕실이 일곱, 거실이 셋’인 사저를 지어 구설에 휘말렸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화 사저 ‘노방궁’도 잡음이 일었다. 그들이 꿈꾸었던 ‘집’은 결국 인생의 ‘짐’이 됐다.
 ▶2006년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夕張)시는 빚더미에 깔려 파산했다. 12만 명이던 인구는 1만 2000명으로 감소했다. 절반으로 줄어든 공무원들은 한 해 1000시간 넘게 야근을 하면서도 한 푼의 수당도 받지 못했다. ‘부자 동네’ 미국 캘리포니아도 지난해 돈이 없어 형기(刑期)도 안 채운 죄수들을 석방했다. 부산시 남구는 지난해 말 지자체 처음으로 월급 줄 돈이 없어 20억 원의 빚을 냈다. 그런 ‘가난뱅이’ 지자체가 신청사를 짓기 위해 120억 원을 빌려 썼다. ‘그림자 부채’로 불리는 공기업 빚은 177조 원에 달하고 대한민국 국가 부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을 넘는다. 이는 GDP의 60%에 해당한다. 이대로 가다간 국가가 ‘부도’날 판이다.
 ▶세금 한 푼만 안내도 길길이 뛰는 정부가 혈세 쓰는 데는 ‘도통’했다. 만약 자기네 지갑을 털어 쓰라고 했다면 ‘미친 놈’이라고 까무러쳤을 것이다. 국민 호주머니에서 꺼내 쓰니 ‘흥청망청’ 아깝지 않은 게다. 문제는 그들이 남긴 '빚'은 결국 국민들의 빚이라는 점이다. ‘머슴’인 척 하지만 정작 머슴은 국민이다. 빚을 내서 ‘집’을 짓고, 빚을 내서라도 자기들 월급은 꼬박꼬박 타간다. 늴리리 맘보다. 대한민국은 매년 1만 명씩 공무원 숫자를 늘려 내년이면 ‘중앙 공무원 100만 명 시대’를 연다. 그러나 ‘정부 효율성’은 세계 30위권이다. 빚은 빚을 낳고, 정부의 빚잔치는 국민의 빚잔치로 전가될 게 뻔하다. 공무원이 최고(最高)인 나라의 국민생활은 최저(最低)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아주 극소수) 공복(公僕)을 두고 하는 말이다.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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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충청로 2008.09.09 21:44
 

▶299명의 금배지가 탄생했다. 금광에서 옥석을 고른 것인지, 잡석(雜石)을 고른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18대 국회는 그렇게 출발점에 섰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민심 앞에 머리 조아리고 언제든지 국민의 '심복'이 되겠다고 공언한 그들이 금배지를 달고 나서도 그 약속을 지켜낼까. 1948년 제헌국회서부터 17대까지 오면서 대한민국은 수없이 속고 또 속았다. 당리당략에만 열 올렸던 공전국회, 식물국회를 보면서 민심은 넌더리를 쳤다. 쫀쫀한 정치, 잔머리 정치인을 보면서 지독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제 정말 말꾼보다 일꾼이 필요한 시대다. 쇼맨십보다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요, 민심과의 스킨십이 필요한 시대다.


▶충청도 장항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그야말로 벽촌의 야생(野生)인데, 참여정부서 산단 하나 추진하는데도 세월만 까먹었다.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머리를 밀고 단식을 해본들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소아(小我)적인 지역주의의 희생양이 되어 목 터지게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만 되돌아왔다. 혁신도시 분산이전도 목만 쉬었다. 선거구 증설도 그랬고, 로봇랜드도 그랬고, 자기부상열차도 달리려다 멈춰섰다. 로스쿨 지정도 불만 가득한 '나눠먹기'로 끝이 났고, 균형 잃은 지역균형발전법에 수도권만 피둥피둥해졌다. 불도저로 논밭을 갈아엎고 시작한 행정중심복합도시도 바람만 잔뜩 잡다가 탄력을 잃은 듯하다. 뭐 하나 속 시원히 되는 게 없다.


▶핫바지, 멍청도라고 곡해한다. 느림의 미학을 풍자삼아 정부든, 개그맨이든 충청도를 참으로 한심한 꼴로 만들었다. 삼국시대 이래 줄곧 대접받아온 영남이나, 홀대론에서 갓 벗어나 드넓은 초야(草野)에 빌딩을 짓고 있는 호남에 비해 충청은 그야말로 변방이었다. 이제 유머나 해학으로 충청도를 폄훼하지 않기를 바란다. 꽃으로 때려도 상처가 남는다. 나라살림을 맡은 이들에게 충심으로 묻고 싶다. 정녕 찬밥을 먹어 보았는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멍석 위에 앉아 찬밥에 물 말아 먹는 기분을 아는지. 밥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정도로 목구멍 뒤로 넘어가는 것은 밥알이 아니라 설움이라는 것을 아는지 정녕코 묻고 싶다.

 
 ▶18대 총선에 당선된 의원님들. 표심을 얻기 위해 큰절을 올리고 마치 국민의 '머슴'이라도 되겠다며 호기 부리던 그 쇼를 잊지 마시라. 그 언제 국민이 상전(上典)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머슴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머슴은 국민이었다. 지름 16.5㎜의 원형에 높이 12.8㎜, 6g 정도 무게가 나가는 금배지. 가격으로 따져봐야 1만 5950∼2만 2000원짜리에 불과한 그 가벼운 질량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섭게 느껴야 한다. 그 6g에는 국민의 눈물과 희망이 천근만근 녹아 있다. 그저 가벼운 액세서리로 여기지 마시라. 현란한 말로 치장하고 뭐든지 다해줄 것 같이 꾸미던 '양치기 의원'에 더 이상 속을 국민은 없다. 600년 당쟁의 역사를 수치스럽게 느껴야 한다. 난장판 국회, 싸움판 국회의 뻔한 레퍼토리를 털어내고 정녕 국민을 즐겁게 하는 쇼를 하라.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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