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휴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7.02 똥고집이 망친 여행 & 그리고 고집의 역사 (2)
▼아래는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날두(포르투갈) 저택이 있는 항구도시.

 ▶지상에서 가장 높고 멀고 험한 길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넘고, 몇 개의 국경을 넘어 스페인을 갔다. 장장 2만 5000㎞를 이동하는 대장정이었다. 790㎞의 속도, 1만 1300m 고도로 11시간 30분을 날아야 하는 거리다. 환절기 기류(氣流)처럼 지상엔 중국과 몽골, 카자흐스탄, 시베리아, 러시아, 베를린, 프랑스가 스쳐지나갔다. 대서양과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 아래 플라멩코가 몸을 흔들었으며,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온 광장과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사랑한 모로코도 있었다. 그러나 만점짜리 여행은 괜한 고집으로 빗나가기 시작했다. 단체여행객 중 유일한 부부 동반자. ‘닭살커플’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아내와의 ‘스킨십 거리’를 적당히 둔 것이다. 아내의 손을 잡지 않았고, 아내의 기쁨을 모른 체 하며 유별나게 겸사를 떨었다. 외톨이로 온 동행자들이 되레 멋쩍어했지만 내 지나친 배려는 계속됐다. 결국 알량한 ‘똥고집’ 때문에 아내와의 여행은 절반의 가치를 잃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난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스스로 후회가 버석거리는 달초를 맞고 있다.

충청투데이 기자와 경향신문,한국일보,부산일보,경인일보,동아일보,편집기자협회장,중앙일보기자.

 ▶세계적인 부자 버핏은 어린 시절 도벽이 심했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훔치는 게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버핏은 ‘세상이 틀렸고 내가 맞다’는 고집이 있었다. 또 다른 부자, 빌 게이츠도 고집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다른 아이들이 교과서 예습·복습에 매달릴 때 그는 컴퓨터에 푹 빠졌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였다. 하버드대 중퇴도 자신이 선택했다. 게이츠는 사춘기 때 부모에게 거세게 반항했고, 화가 난 아버지는 아들에게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게이츠는 “나는 에너지가 너무 넘치고 고집불통이어서 키우기 어려운 아이였다”고 고백했다. 게이츠 말고도 아인슈타인, 처칠 등 20세기 명사 400명 중 227명은 ‘자기주장’이 특별히 강한 고집불통들이었다.


 ▶6·25전쟁에서도 ‘고집불통’들이 포탄처럼 쇄도했다. 당시 소련은 한반도에서 무력도발이 있을 경우 미국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김일성에게 남침을 허락했다. 김일성도 미국이 설마 군대를 보내겠느냐며 오판했다. 또 혁명가로서 자신의 인기만으로도 남한에 입성하면 남한 농민들이 봉기할 것이라고 착각, 전쟁을 밀어붙였다. 미국도 전쟁 초반 자신들의 전투력을 과대평가했다. 북한군이 38선을 넘어왔을 때 맥아더 장군은 중공군이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치며 압록강을 향해 진격했다. 마오쩌둥 역시 중공군의 혁명정신이 미군의 우수한 무기를 능가할 수 있다고 자신하다 큰코를 다쳤다. 고집불통인 사람보다, 차라리 개가 훨씬 융통성이 있다는 말처럼 ‘고집’은 때론 해악이 된다.


 ▶자연에도 영혼이 있다. 예로부터 산과 물을 잘 다스리면 나라가 부유해지고 백성들의 살림이 편해진다고 했다. 치산치수(治山治水)가 치세의 핵심인 것이다. 최근 MB는 대선공약인 대운하사업을 접었다. 1년 6개월 만에 고집을 꺾은 것이다. 남들이 조목조목 뜯어말려도 전국의 물길을 불도저로 밀어붙이려했던 대통령이다. 그런가하면 6개월만에 다시 시장을 찾아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뻥튀기도 샀다. 서민 곁으로 가겠다는 행보다. 정치보다는 일이 중요하다며 쇠고집을 피우고 국회와 야당, 라이벌을 무시하며 옹고집을 부렸던 대통령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는 만큼 대통령도 변하고 있다. 가정이든, 국가든 고집은 적당해야 한다. 너무 부리다가는 자신의 허점이 뽀록나는 법이다.
Posted by 나재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Angella* 2009.07.02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페인과 포루투칼,,,열정이 있는 도시입니다.
    플라멩고춤은 어땠나요?

  2. BlogIcon 나재필 2009.07.02 1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라멩코 추는 무희도 아찔했지만 남자무용수도 멋지더라고요.
    1시간여동안 스페인의 사랑과 정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눈 팔다간 여자도, 남자도 홀딱 반하겠더라고요...
    하지만 '집시'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아주 조금은 안쓰러워 보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