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17 행복 바이러스 퍼져라 (2)
  2. 2009.07.02 똥고집이 망친 여행 & 그리고 고집의 역사 (2)
▶아내의 눈에 웃음이 말랐다. 단출한 살림살이에 푸성귀만 잔뜩 올린 밥상을 들고 오는 아내의 그림자가 슬프다. 핏기 가신 두 손이 나무토막 같아서 밤새 선술집에서 보낸 죄를 뉘우친다. 새벽녘에 너무도 아팠다. 밤이 깊어질수록 고뿔소리는 담을 넘고, 새벽을 넘었다. ‘죽지 않을 만큼’ 아팠다. 편두통 섞인 고뿔은 단순히 가루약 몇 포 먹어서는 낫지 않는다. 마른기침이 나오고 목구멍에선 알지 못할 어둠이 걸렸다. 그 어둠은 폐부 깊은 곳까지 갉아먹는다. 지쳐 쓰러져 뒹굴다보니 어느새 아침이었다. 그 햇살 옆에 아내와 아이들이 잠들어 있었다. 그때에야 비로소 느꼈다. 그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평범하게 흘러가는 안온한 일상이 바로 행복임을. 인간은
미련한 생물이어서 아파봐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김일성은 지난 1994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목 뒤의 혹(일종의 종양)과 두 번의 중풍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며 82세까지 살았다. 김일성의 건강비결은 자연요법이었다. 그는 되도록 가공이 안 되거나 덜 된 것만 먹었다. 그는 성생활과 식생활도 과도한 집착보다는 ‘적당한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 또 잠자리 베개는 32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신선베개’를 사용했고, 이불은 참새의 턱밑 잔털만을 써서 만든 것으로 덮었다. 그러나 그도 단 한번 주어지는 인생을 두 번 살 수는 없었다. 흙으로 왔다 한줌의 흙이 됐다. 장수하는 이들에겐 대체적으로 자동차와 돈, 욕심이 없다고 한다. 그들은 죽는 날까지 밭에서, 일터에서 땀을 흘린다. 3끼 식사를 하며 잘 자고, 잘 비운다. 오늘 하루 당신은 몇 번이나 행복했는가. 행복을 위해 몇 번이나 노력했는가. 오래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최근 화폐개혁을 했다. 그러나 약발이 안 먹히고 있다. 옛 화폐 100원을 새 화폐 1원으로 바꾸라니 누가 반기겠는가. 돈 번 세력들은 통제가 안 되고, 돈 맛 본 관리들은 이미 부패했다. 주민들은 뼈빠지게 번 돈을 푼돈으로 바꾸며 절망한다. 우리도 그다지 나을 건 없다. 똥세, 물세, 안 내는 게 없다. 술을 마셔도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얹어 마시고, 담배를 피워도 2중 필터 속에 부가세, 폐기물부담금, 농민안정화기금, 국민건강증진기금, 지방 교육세를 얹어 태운다. 정부는 200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냈다. 국민에게 200조 원짜리 세금고지서를 발부한 셈이다. 그러나 국회는 예산 심의를 뒷전으로 미룬 채 정쟁에 빠져 있다. 여야간 해빙무드를 타더라도 선심성 예산, 당리당략을 위한 나눠먹기 예산이 ‘국민의 빚’으로 돌아갈 것이 뻔하다. 이래저래 아픈 한 해가 가고 있다.


▶외로움도 질병처럼 전파된다고 한다. 이웃 간 ‘행복 바이러스’는 반경 1.6㎞ 이내에서 퍼진다. 행복도 달콤한 바이러스다. 가족이나 친구가 행복한 사람은 행복감이 내게로 15% 온다는 분석도 있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행복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자기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것이다. 행불행(幸不幸)의 기차를 타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지금이 바로 행복한 시간이다. 주위를 돌아보라. 앓고 누웠을 때 수건 한 장 머리에 얹어줄 사람이 있는지. 이것은 소박한 꿈이다. 이 대목에서 작가 샤토브리앙의 말이 각인된다. “진정한 행복은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다. 만약 비싸다면 나쁜 종류의 행복이다.” 

Posted by 나재필
▼아래는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날두(포르투갈) 저택이 있는 항구도시.

 ▶지상에서 가장 높고 멀고 험한 길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넘고, 몇 개의 국경을 넘어 스페인을 갔다. 장장 2만 5000㎞를 이동하는 대장정이었다. 790㎞의 속도, 1만 1300m 고도로 11시간 30분을 날아야 하는 거리다. 환절기 기류(氣流)처럼 지상엔 중국과 몽골, 카자흐스탄, 시베리아, 러시아, 베를린, 프랑스가 스쳐지나갔다. 대서양과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 아래 플라멩코가 몸을 흔들었으며,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온 광장과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사랑한 모로코도 있었다. 그러나 만점짜리 여행은 괜한 고집으로 빗나가기 시작했다. 단체여행객 중 유일한 부부 동반자. ‘닭살커플’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아내와의 ‘스킨십 거리’를 적당히 둔 것이다. 아내의 손을 잡지 않았고, 아내의 기쁨을 모른 체 하며 유별나게 겸사를 떨었다. 외톨이로 온 동행자들이 되레 멋쩍어했지만 내 지나친 배려는 계속됐다. 결국 알량한 ‘똥고집’ 때문에 아내와의 여행은 절반의 가치를 잃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난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스스로 후회가 버석거리는 달초를 맞고 있다.

충청투데이 기자와 경향신문,한국일보,부산일보,경인일보,동아일보,편집기자협회장,중앙일보기자.

 ▶세계적인 부자 버핏은 어린 시절 도벽이 심했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훔치는 게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버핏은 ‘세상이 틀렸고 내가 맞다’는 고집이 있었다. 또 다른 부자, 빌 게이츠도 고집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다른 아이들이 교과서 예습·복습에 매달릴 때 그는 컴퓨터에 푹 빠졌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였다. 하버드대 중퇴도 자신이 선택했다. 게이츠는 사춘기 때 부모에게 거세게 반항했고, 화가 난 아버지는 아들에게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게이츠는 “나는 에너지가 너무 넘치고 고집불통이어서 키우기 어려운 아이였다”고 고백했다. 게이츠 말고도 아인슈타인, 처칠 등 20세기 명사 400명 중 227명은 ‘자기주장’이 특별히 강한 고집불통들이었다.


 ▶6·25전쟁에서도 ‘고집불통’들이 포탄처럼 쇄도했다. 당시 소련은 한반도에서 무력도발이 있을 경우 미국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김일성에게 남침을 허락했다. 김일성도 미국이 설마 군대를 보내겠느냐며 오판했다. 또 혁명가로서 자신의 인기만으로도 남한에 입성하면 남한 농민들이 봉기할 것이라고 착각, 전쟁을 밀어붙였다. 미국도 전쟁 초반 자신들의 전투력을 과대평가했다. 북한군이 38선을 넘어왔을 때 맥아더 장군은 중공군이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치며 압록강을 향해 진격했다. 마오쩌둥 역시 중공군의 혁명정신이 미군의 우수한 무기를 능가할 수 있다고 자신하다 큰코를 다쳤다. 고집불통인 사람보다, 차라리 개가 훨씬 융통성이 있다는 말처럼 ‘고집’은 때론 해악이 된다.


 ▶자연에도 영혼이 있다. 예로부터 산과 물을 잘 다스리면 나라가 부유해지고 백성들의 살림이 편해진다고 했다. 치산치수(治山治水)가 치세의 핵심인 것이다. 최근 MB는 대선공약인 대운하사업을 접었다. 1년 6개월 만에 고집을 꺾은 것이다. 남들이 조목조목 뜯어말려도 전국의 물길을 불도저로 밀어붙이려했던 대통령이다. 그런가하면 6개월만에 다시 시장을 찾아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뻥튀기도 샀다. 서민 곁으로 가겠다는 행보다. 정치보다는 일이 중요하다며 쇠고집을 피우고 국회와 야당, 라이벌을 무시하며 옹고집을 부렸던 대통령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는 만큼 대통령도 변하고 있다. 가정이든, 국가든 고집은 적당해야 한다. 너무 부리다가는 자신의 허점이 뽀록나는 법이다.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