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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악몽

충청로 2008.10.16 11:30

 ▶'IMF 시즌2'를 맞는 것인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이었고 한승수 총리 역시 재정경제원 장관이었다. 환율 급등, 주가 폭락, 금리 인상도 판박이다. 97년 11월 블룸버그 통신 등 해외언론은 한국의 위기는 파국 직전의 위기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심지어 한국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것이며 군부가 경제상황에 불만을 느껴 쿠데타를 준비 중이라는 풍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정권 말기 레임덕을 맞은 YS가 한 것이라곤 경제사령탑 강경식 부총리를 경질하는 조치뿐이었다. 한국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굴욕적 IMF 신탁통치가 시작됐다. 10년이 흐른 지금, 환란의 홍역을 치렀던 사람들이 다시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MB는 외환보유고가 IMF 때보다 27배 많은 2400억 달러에 이르고 있고, 기업과 금융기관의 체질도 몰라보게 건실해져 큰 위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장수(將帥)'를 바꿀 수 없다며 강 장관에 대한 무한한 신뢰도 보낸다. 둘은 '소금회'(소망교회 금융인 선교회) 멤버로 있으면서 친해졌다. 98년 강 장관은 IMF로 옷을 벗었을 때였고 MB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때다. 그 때의 인연으로 서울시장 때 동행했고 '747공약'도 함께 만들었다. MB의 실세가 된 그를 두고 '청와대엔 MB, 과천에는 왕(王)만수'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이번 금융위기로 망한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만 브라더스'에 빗대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을 '리만 브라더스'라고 부르는 것도 사연은 있다.
 ▶98년 IMF 때 17개 은행이 문을 닫았고 1만여 명의 노숙자가 길거리에 이불을 깔았다. 직장 밖으로 쫓겨난 퇴출자도 수만여 명에 달했다. 빚내서 집을 장만한 사람들은 이자폭탄을 맞았고 반짝 특수를 누렸던 벤처도 거품을 물고 사라졌다. 하루 평균 18개의 법인이 도산했고 20대 실업자만 한해 52만 명에 달했다. 생필품 사재기도 판을 쳤다. 라면 진열대에는 '5개 이상 안 됨'이라는 경고팻말이 세워졌고 설탕과 밀가루는 품절됐다. 그러면서도 '착한' 국민들은 나라를 살려보자고 돌반지까지 팔아 20억 달러를 모았다. 그것은 애국심이었다. 요즘엔 달러를 모으자며 끌탕을 해댄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MB의 재산을 달러로 바꿔서 낸다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원화통장도 거덜 났는데 달러통장이 무슨 호사냐며 꾸짖는다. 숭례문을 태우고 성금을 모으자고 했던 발상처럼, 툭하면 민심의 주머니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꼼수에 국민들은 지쳤다.
 ▶IMF 위기를 넘긴 DJ는 국민이 믿고 따라올 정도의 리더십이 있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MB에게 조언했다. 미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링컨은 "미국이 망하게 되면 그건 내부의 잘못이지 외부의 압력은 아니다. 지도자가 한 번 신뢰를 상실하면 두 번 다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감사원은 공무원 4만여 명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도 2006년 쌀 소득보전 직불금을 타갔다고 밝혔다. 여기엔 복지부 차관도 끼여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17만 명 정도인데 이들이 타낸 돈은 자그마치 1683억 원에 이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좌파정권 10년 타령도 아니고 '만수타령'도 아니다. '집안'도 건사하지 못해 혈세가 뭉칫돈으로 빠져나가는 마당에 위기를 외치면 무엇하랴. 지금 정신차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글=나재필 사진=연합뉴스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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