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충청로 2008.09.09 21:58
 ▶올림픽으로 제2부흥기를 연 중국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 쪽에선 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휘날리고 한 쪽에선 피눈물을 흘린다. 지방정부들은 자금 확보책의 하나로 농민들의 피를 사들여 백신제조용으로 되팔고 있다. 마을마다 매혈소(賣血所)를 세우고 고혈팔이에 나선 것은 지방세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한 달 내내 피터지게 버는 돈보다 피 한번 팔아 받는 돈이 더 많다는 것. 매춘부는 세금을 내기 위해 몸을 팔고 서민은 피를 파는 형국이다. 고혈짜기로 악명높은 루이 14세는 자신을 '태양왕'이라 칭했다. 그는 72년간 프랑스를 통치하며 혈세 30조 원을 들여 베르사유 궁전을 30년 동안 만들었다. 그런가하면 연산군은 국고를 탕진하며 광희니 흥청이니 하는 수천 명의 기생집단을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지방으로 채홍사를 보내 자색 있는 여성을 납치해 들였다. 황폐한 묵정밭에서도 세금을 받았고 죽은 자에게도 백골징포(白骨徵布)를 거둬들였다. 러시아 표도르 대제는 수염을 깎지 않는 남자들에게 고액의 수염세를 내게 했다. 영국 찰스 1세는 과도한 세금징수가 화근이 돼 자신의 왕궁 앞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국민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여긴 군주치고 제대로 된 인생은 없다.


 ▶세금을 꼬박꼬박 냈다는 '컨추리꼬꼬' 신정환은 2004년 밤무대 1회 출연료로 405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하룻밤 출연료가 아니라 '몇 탕'을 뛰어준 대가였다고 에둘러 해명했지만 하루하루 박봉으로 입에 풀칠하는 샐러리맨에게는 '꿈나라' 얘기다. 오락프로그램의 잘 나가는 MC는 몇 마디 떠들고 회당 1000만 원을 받는다. 얼굴값이 몸값이다. 그런가하면 어느 결혼정보업체의 신랑후보 분류법도 가관이다. 연봉에 따라 신랑후보를 8등급으로 나누는데 2700만~3300만 원을 받는 사람은 7등급이다. 1등급은 최소 8000만 원 이상이다. 사람에게도 돼지 등짝에 불도장을 찍듯 등급이 있는 세상이다. 주당 45.2시간을 일해 월 평균 247만 원을 받는 741만 명의 정규직이나, 똑같이 일해 놓고 124만 원을 받는 858만 명의 비정규직이나 우리는 한 지붕 아래 두가지 색깔의 세금을 내며 아프게 살아가고 있다.


 ▶고위공직자 100명의 부동산 재산은 총 8099억 원이다. 1인당 평균 89억 씩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MB도 330억 원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이는 10명 중 3~4명이 셋방에 살고 있는데도 주택보급률은 116%를 넘어선다는 대한민국 통계를 비웃는 것이다. 이번 8·21 부동산 정책도 부자 공직자들의 머리에서 나온 '부자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판국에 오늘도 '소금 같은 세금' 인생을 산다. 6개 세금이 붙은 담배 한 갑을 사고 기름을 넣으며 10%의 세금을 낸다. 쌀 한 톨, 찬거리 하나에도 세금을 물고 물세와 전기세, '똥세'를 낸다. 발 한 발짝, 입 한번 벌릴 때마다 세금이다. 이에 반해 재산이 '29만 원' 밖에 없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2205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으나 현재 530여억 원밖에 내지 않았다. 41조 원을 분식회계 한 '사면(赦免) 4관왕'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돈 대신 몸으로 때우고 있다. '29만 원'이라고 우기는 그는 자유롭고 2만 9000원을 못 내는 서민들은 전기가 끊기고 가스가 끊긴다. 그야말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다. 행여 이번에 추진 중인 정부의 감세(減稅)안이 왼쪽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주고는 오른쪽 주머니서 돈을 빼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유다.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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