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편집기자협회. 김윤곤회장(앞줄 왼쪽 두번째), 그 옆이 인천일보 강희차장, 뒷줄 왼쪽 첫번째가 조선일보 박미정 기자. 그는 일과 재미를 아는 멋진 여자입니다.

 8일이 지난 사진입니다.
 이 사진 한 장을 갖기 위해 15년이 걸렸습니다. 15년의 세월은 눈물과 땀과 술과 모욕과 절망, 그리고 머리카락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사랑, 조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입니다. 당일 시상 사진을 신문 지면에 싣는다기에 백방으로 뛰었지만 결국 8일이 지나고서야 입수했습니다.

 80일 만에 서울에 갔었습니다.
 서울역에 내리는 순간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바람이 코트 안을 비집고 애인처럼, 여자처럼 부벼댔습니다. 그 바람을 꼬옥 안고 숭례문 옆을 지나고, 뽀얀 얼굴의 여자들을 스쳐지나갔습니다. 달큼한 향기에 현기증이 났습니다. 서울은 정말 몇 달에 한 번씩은 '출장'을 가야 합니다. 느슨해진 몸가짐을 무장시키는데 이만한 훈련장도 없습니다. 저마다 바쁜 얼굴을 하고, 바쁜 보폭으로, 바쁜 일상에 뛰어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다시한번 넥타이를 고쳐매고, 구두끈을 조여매게 됩니다. 그들은 삶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투사의 얼굴을 닮았습니다.

 8년의 서울생활이 지우개로 지워진 듯 새하얗습니다.
 태평로에서 술을 마셨는데 잠자리는 종로였습니다. 술에 떠내려간 것입니다. 아침에 휑뎅그렁한 얼굴로 일어나보니 3평 남짓한 여관이었습니다. 황당했습니다. 행여 이름모를 여자가 내 팔짱을 끼고 누워있는 것은 아닐까 두리번거렸습니다.(물론 전날 호프집에서 술을 마셨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절대 안 생김) 
 어젯밤 기억의 소자는 어디로 갔는지 머리속이 새하얗게 비어져 있었습니다. 
종로구청 옆 '봄'이라는 호프집에서 잃어버린 핸드펀을 찾고 지우와 함께 대낮부터 소주를 다시 한 잔 걸쳤습니다. 안주는 부침개 모듬이었는데 제법이더군요. 암튼 '기억상실'의 1박2일은 그렇게 술 속에 떠내려갔습니다. (강호동) 1박~2일~~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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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냥이~~ 2008.12.11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5년이 걸린 사진... 맘이 찡하네.. 선배한테 오기까지 넘 오래 돌았어.
    술속에 떠내려간 1박 2일. ㅋㅋ
    깨고보니 여관이고 당황하는 선배 모습 선한데 혹시 아쉬워서?ㅋ 근데 꽃도 상패도. 왜 아무것도 안들었어요?

  2. BlogIcon 나재필 2008.12.11 2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꽃순이들하고 스케줄이 어긋났어요^-^
    암튼 상받을 땐 연합뉴스 후배한테 꽃 빌려서 화려하게 했지용!!!
    기념사진 찍을땐 다시 뺐겼고요.
    술취해서 눈떴는데 여관....진짜 뻘줌해요!!!
    한편으로 외로웠어용 ㅠㅠ

  3. 까칠녀 2008.12.11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론이론.. 내가 꽃순이 했어야하는건데..
    그놈의 일이 몬지..ㅜㅜ
    한명 이상 빠질 수 없는 현실이..흑...........

    근데 박미정 기자는 멋진여자면..
    나는???????????????????

  4. BlogIcon 나재필 2008.12.11 2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제면을 같이 짜는 여인???
    아님........
    비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