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애인 너머에 있는 애인이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휴대전화 중독은 더 심해졌다. 이들은 하루 평균 367분을 통화한다. 틈날 때마다 엄지로 꾹꾹 누르며 교신하는 재미는 '간첩'도 못 말린다.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알람으로 아침을 열고, 취침모드로 저녁을 재운다. 한마디로 애인보다도 더 애인 같은 폰(phone)이다. 전화기가 없으면 불안하고, 전화가 오지 않아도 벨소리 환청을 듣거나 문자메시지를 습관적으로 확인한다. 그러나 휴대전화로 인해 우리는 많은 걸 잃기도 했다. 보고 싶을 때 달려가는 애틋한 사랑의 발품이 줄었고, 얼굴을 맞대고 정직한 대화를 해야 할 횟수가 줄었다. 그야말로 사랑과 대화는 발신음에서 시작해 전자음으로 끝난다.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자신을 일중독자로 생각한다. 아버지가 그랬듯이 아들도 가족을 위해 '일중독'이 되어간다. 자식을 가르쳐야 하고, 집을 사야하고, 맛있는 음식과 멋있는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버지답지 못하다는 자기검열 때문에 약하지도, 살갑지도 않다. 일에 묻혀 사는 '일벌레 남성'의 65%는 자녀와 친밀하지 못하고, 부부관계에도 소홀하다는 통계가 있다. 물론 쉰 살을 훌쩍 넘긴 마돈나가 젊은 남자들을 '섹스 먹잇감'으로 사냥하는 거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섹스 황제'가 되는 것이나, 왜소 음경 콤플렉스로 네 명의 여인과 결혼했지만 자살한 미국의 소설가 헤밍웨이나 성(性)중독에 빠져있는 사람도 있긴 하다. 자고로 건강한 사랑은 삶의 에너지원이다. 사랑도 때때로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너무 집착해 변질되지 않았는지. 한쪽만 바라보는 중독 증세는 없는지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술꾼이었다. 그러나 술을 많이, 자주 마시는데도 취한 모습을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주당(酒黨)이었다. 마르크스는 수업을 빼먹고 취할 때까지, 주머니의 돈이 바닥날 때까지 마셨다. 그들이 술을 마신 이유는 알코올 중독이었기 때문이다. 중독자들은 외친다. 숙취(宿醉)도 재미고 고통도 재미라고. 몸에 나쁜 걸 즐기는 것도 중독이고 약이란 약은 모조리 찾아서 입에 넣으려 드는 것도 중독이다. 폭력적인 음식으로 창자를 가득채운 몸뚱이와 그 몸뚱이로 인해 무거워진 머리와 가슴도 중독증세다. 창자를 비워본 적이 없는 사람은 마음을 비우지도 못한다. 결론은 '적당히 살라'다. 바다가 호통을 쳐도 집착하지 말고, 바람이 욕을 한들 아등바등 살지 말라는 거다. 피지 말라고 해도 꽃은 일 년 열두 달 피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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