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0.28 세종시와 청계천이 이렇게 다른가
  2. 2009.02.18 전두환씨, 추기경 뒷짐조문 결례
  3. 2009.01.29 말에도 독이 있다
  4. 2008.09.09 야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원안 추진 의사를 밝히며 세종시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다가선 가운데 25일 유한식 연기군수를 비롯한 군의회의원들이 군청 현관앞 임시천막에서 세종시 원안추진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기=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요즘도 일부에서는 대통령을 ‘각하(閣下)’라 부른다. 물론 공식 호칭은 ‘대통령님’이고 사석에서는 대통령의 영문 이니셜을 딴 ‘MB’나 VIP로 불린다. ‘각하’는 원래 ‘전각(殿閣) 아래서 뵙는다’라는 뜻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붙이는 존칭이다. 과거엔 국무총리, 장관, 군 장성도 각하라 했는데 박정희 정부부터 대통령에게만 붙이는 존칭이 됐다. 김영삼(YS) 전 대통령까지도 각하로 불리다가 권위적이라는 이유로 DJ정부 때부터 '대통령님'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대통령 각하님'이라며 존칭에 극존칭을 더해 굽실거리는 자들도 있다. 하기야 ‘각하’라 부르면 어떻고 ‘대통령님’이라 부르면 어떠랴만, 그 저의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대통령에게 ‘사바사바’ 하면서 고언하고 직언할 사람들이 너무 적은 것은 한국정치의 불행이다.

▶박정희 정권 이전의 한국인은 게으르고 의타적이었다. 때문에 스스로를 ‘엽전’,  ‘짚신’이라고 폄훼했다. 깨어있는 지식인 장준하·함석헌도 국민성을 개조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박정희 정권의 피해자인 재야운동가 백기완도 “박정희는 정치적 반대자 3만 명을 못살게 했지만, 다른 정치인들은 국민 3000만 명을 못살게 했다”고 회고했다.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고 ‘새벽종’이 울리자 국민들은 싫어했다. 그러나 초가집이 헐리고 새마을이 되는 걸 보면서 사고방식이 ‘해도 안 된다’에서 ‘하면 된다’로 바뀌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민 속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이제 서민을 위해 현장에서 직접 챙길 것”이라며 입버릇처럼 되뇌였다. 요즘 ‘박정희 재평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현장정치’를 했던 박정희는 욕하면서 전두환에게는 ‘관대한’ 한국사회의 이중적 잣대, 이것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부모를 총탄으로 잃었다. 1974년엔 문세광의 총탄에 어머니를 잃었고, 5년 뒤엔 김재규가 쏜 ‘배신의 총탄’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녀는 22세에 퍼스트레이디가 돼 5년을 권력의 정점에 있었다. 박 전 대표는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사람이 사람을 배신하는 일만큼 슬프고 흉한 일도 없다”고 토로했다. 요즘 박 전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만한 ‘세종시’ 살리기에 나섰다. 주변의 정적(政敵)들과 중앙언론, 당정이 나서 세종시 백지화를 주장할 때 ‘약속’을 외치는 것이다. 권력의 배후에서 간신배처럼 밑이나 닦는 정치현실을 벗어난 박 전 대표의 행보는 강력한 결사(決死)다. 그것이 설령 정치적 계산일지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은 남자의 그 어떤 가벼움보다도 낫다.


▶세종시를 놓고 충청도 사람들이 분통 터지는 것은 ‘충청도는 어찌해도 괜찮다’라는 태도 때문이다. 세종시가 경상도나 전라도의 문제였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MB는 ‘현장의 달인’이었다. 서울시장 때 모두가 반대했던 청계천 복원사업을 위해 ‘책상’을 박차고 몸으로 뛰었다. 저돌성을 넘어 무모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는 특별대책반을 1년 동안 4300여 회나 출동시켜 청계천 상인들을 만나게 했고, 스스로도 현장을 찾아 설득했다. 그 밑거름으로 대통령까지 했다. 그런 MB가 세종시 문제엔 유독 ‘말’과 ‘발’을 아끼고 있다. 더구나 정책당사자들은 현장에 가지 않고 책상머리에 앉아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수정론을 외치는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였더라도 그렇게 당당했을까. 야비한 정치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통령이 ‘세종시’ 현장에 서서 '청계천'때처럼 살피고 답하는 일이다.

Posted by 나재필
 큰어른 vs 어른의 차이  

 #1. 2009년 명동성당
 한국의 정신적 큰어른이자, 시대의 양심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을 애도하기 위해 18일 전두환 씨가 명동성당을 찾았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김운회 주교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던 전두환 씨가 ‘뒷짐’을 진 채 유리관을 주시했기 때문이었다. 분명한 결례였다. 김 추기경이 선종한 뒤 20만 명에 가까운 조문객이 명동성당에 조문을 했지만 '뒷짐'을 진 추도객은 없었다. 지금 추기경을 애도하는 대한민국은 '뒷짐조문'에 대해 한심하다는듯 끌탕을 하고 있다.


 #2. 1980년 명동성당
 30년 전으로 거슬러가보자. 1980년 쿠데타에 성공한 전두환 당시 육군 소장은 명동성당의 김 추기경을 알현했다. 이 때 추기경은 전두환 소장에게 '서부총잡이'를 빗대어 뼈있는 조언을 했다.

 "서부 활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서부 영화를 보면 총을 먼저 빼든 사람이 이기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전두환 소장에게는 뼈아픈 비유였을 것이다. 이후 명동성당은 군사정권 내내 민주화운동의 성역이 됐고 추기경은 군사정권에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큰어른'의 자세를 견지했다. '뒷짐 조문'은 30년 전의 악연이 떠올라 자동반사적으로 나온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종교의 차이였을까. 조문을 마치고 나온 전두환 씨에게 기자들이 "30년 악연이라는데, 서운한 감정은 없느냐"며 꼬치꼬치 물었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찾아오라며 바람처럼 사라졌다.

 "오호! 통재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나 더....
 #3. 다시 2009년 명동성당
 이날 조문을 왔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추기경에 대해 "
이 양반"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이 양반의 힘이 우리가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와 싸우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 것이다. 국민애도의 분위기에서 '이 양반, 저 양반'이 어디 할소린가.

 "나라의 어른들 행동하나, 말씀하나 가관들이다"
Posted by 나재필
  ▶용산 참사의 ‘성난 불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부하 경찰관을 죽게 만들고도 특공대 진압작전이 정당했다고 강변하는 경찰서장. 철거민 저항을 테러로 몰아가는 국회의원. 과격시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거품을 무는 총리와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 저마다 죽은 이에 대한 얘기는 없고 죽임에 대한 정당방위만 있다.
 최초의 기자 출신 앵커로, 삼풍백화점 붕괴 특종으로 이름을 날린 ‘기자 김은혜’는 2001년 “식당에서 순대국밥을 먹고 있자니 억울한 사람들의 사연들이 떠오른다. 소리 없이 스러져간 많은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사람이 되자”고 맹서했었다. 그랬던 그녀가 ‘방송의 입’이 아닌 ‘청와대 입’으로서는 약자의 편이 아닌 듯하다. 그녀는 변호사 남편을 만나 강남에 88억 짜리 빌딩과 6억 짜리 주택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장삼이사들은 70대 판잣집 할아버지의 죽음을 90억대 부동산 부자가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끌탕을 한다. 이 나라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고난이다.


 ▶방송인 신정환이 욕지거리를 해 파문이 일었다. 그는 모 프로그램 녹화 중 개그맨 이수근에게 “녹화 처음 하나…개XX"라고 욕을 했다.

‘호통개그’ 박명수, ‘독설멘트’ 김구라, ‘빈정 개그’ 신정환 등은 막말로 재미를 본 연예인들이다. 이들은 착한 시청자가 독하게 키워낸 변종들이다. 처음엔 빈정대고 깐죽대고 시원스럽게 질러대는 꼴이 웃겼다. 그러나 진도가 너무 나갔다. 남을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멘트가 도를 지나쳐 인격모독에 가깝게 변질된 것이다.

 ‘순둥이’ 유재석, 김제동, 김국진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고, 최양락 이봉원 등 중견 개그맨들이 귀환하는 것도 독한 개그에 염증이 난 까닭이다. 시청자를 우습게보지 마라. 공인의 자세를 잊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 것은 시청자 모독이다. ‘너그러운’ 시청자의 눈을 한 번은 속일 수 있지만 그런 개그는 오래가지 못한다. 독설 개그의 ‘입’엔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1988년 5공 청문회에 나온 인사들은 시종일관 ‘배째라’로 일관했다. 이에 격분한 ‘신참 의원’ 노무현의 ‘입’은 매서웠다. 무소불위의 전두환, 허삼수, 허화평, 장세동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어 그들을 꼼짝못하게 했다. 청문회는 TV로 생중계 됐고 국민들은 노무현에 열광했다. 광주특위에서는 전두환 씨를 향해 명패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청문회 스타로 부상한 그는 13년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도 대통령 재직 땐 수많은 설화(舌禍)에 휘말렸다. 사사건건 튀는 ‘입’이 문제가 된 것이다. 1966년 9월 김좌진 장군의 아들 김두한 의원은 ‘사카린 밀수사건’을 질의하기 위해 일찌감치 등원해 있었다. 그의 손에는 석유통이 들려있었다. 그는 “국민의 모든 재산을 도적질해서 합리화시키는 내각을 규탄한다”며 준비해간 분뇨를 총리와 장관들에게 끼얹었다. 이 ‘똥바가지 사건’으로 다음날 정일권 내각은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김 의원은 제명 처분됐다. ‘냄새 나는’ 내각에 대한 통렬한 일침이었다.

▶새총과 화염병, 염산과 벽돌을 들고 시위를 벌인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도 용산참사의 ‘폭력자’다. 그러나 화염병과 새총에 맞서 특공대를 투입한 것도 지나친 ‘폭력’이다. ‘용산 사건’의 잘잘못을 따지며 국회서 싸움판을 벌이는 것도 ‘폭력’이다. 말에도 독이 있거늘 가난한 자를 ‘입’으로 또 한 번 죽여서야 되겠는가.
Posted by 나재필

야구

충청로 2008.09.09 21:48
  ▶3S정책은 섹스(sex), 스포츠(sports), 스크린(scree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독재정권이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한 '우민화 수단'이다. 12·12 쿠데타와 5·18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5공 정권은 민심 수습이 가장 급선무였다. 그래서 착안한 게 프로야구다. 전두환 정권은 총부리와 군홧발로 민의를 짓밟던 군인의 이미지를 3S로 철저히 '세탁'했다. 아주 선량해 보이는 '탈'을 쓰고 양처럼 시구를 했다. 이는 히틀러의 3S정책과 무척 닮아있다. 그렇게 프로야구는 애마부인, 젖소부인 등 에로틱 아이콘과 함께 국민들 최면 거는데 '장타'를 때렸다. 민심은 3S에 '정치'를 잊었고 '피'흘린 역사를 잊기 시작했다. 격동의 역사 중심에서 아픔의 나이테를 지닌 스포츠가 바로 프로야구다.


 ▶부시는 89년부터 11년간 메이저리그 텍사스 구단주였을 만큼 야구광이다. 이라크 전쟁이 나자 평화주의자들은 조지 W 부시대통령을 두고 '조지고 부시는' 대통령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때 부시는 골프를 끊는 아주 사소한 '금단'을 택했다. "전쟁 중 아들을 잃은 어느 어머니가 골프나 치는 최고사령관(대통령)을 보면 어찌 보겠느냐"며 골프채를 던져버린 것이다. 골프를 끊은 것은 단순히 잡기를 버린 것이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아름다운 포기였다. 이에 반해 MB는 골프는 운동이 안 되는 '오락'이라며 '머슴'들에게 골프금지령을 내렸다. 마치 테니스는 되고 골프는 안 된다는 얘기로 비친다. 골퍼가 18홀을 돌면 45분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효과가 있고 평균 8.64㎞를 걸으며 1954㎉의 열량을 소비한다는 연구결과를 들먹일 필요는 없겠다. 다만 1회초 마운드에 선 MB와 8이닝을 넘어서고 있는 부시의 마인드가 영 딴판이다.


 ▶2004년 5월 시작한 17대 국회도 수많은 '실점'을 하고 강판을 준비 중이다. 좋은 기억은 향기처럼 잠깐이고 나쁜 기억은 액취처럼 오래 남는다고 했던가. 싸움국회·식물국회가 떠오르는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본회의장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와중에도 컴퓨터로 여성 연예인 사진을 보거나 홈쇼핑을 하는 의원들도 목격됐다. 본회의장내 산소가 부족해 자꾸 잠이 쏟아진다는 기막힌 해설도 곁들이면서. 이처럼 웃기는 일이 요즘 벌어지고 있다. 한동안 거침없이 MB를 감싸 안으며 구애성 기사를 쏟아 붓던 일부 신문들이 공격성 기사로 갈아타고 있는 것. 연유야 모르겠지만 1회 초 '병살타'만 치고 있는 대통령을 미쁘게 보기가 지겨웠던 모양이다. 얼마나 만만한 주권이 되었는지 '미친 소'에 벌벌거리고, 일본의 '미친 광인의 노래' 독도타령을 또 들어야 하니 'MB 피로증'에 걸릴 만도 하다. 정치도 야구다. 643(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를 칠 수도 있고 협살을 당할 수도 있으며, 9회 말 투아웃 상황서 굿바이 홈런을 칠 수도 있다. 욕심보다는 민심을 춤추게 하라. 그래야 신나서 응원한다.

 ▶요즘 야구 보는 재미에 산다.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터지면서 독수리가 날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균 클락 이범호 김태완이 불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충청인의 헛헛한 마음은 기분 좋게 충전된다. 나라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어 행복하고, 변방의 대타설움을 보상해 주는듯한 '한방'이어서 행복하다. 그들이 광우병 광풍을 막아서고 있는 장관보다 낫다. 뒷북치다가 동네북이 되는 정부보다도 낫다. 그들이 우리의 엔돌핀이다. 이글스 파이팅.

Posted by 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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