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저 자신을 소개하고 싶어요. 60명 정도되는 스태프(staff)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저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항상 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저를 설레이게 하고 현장에서 열심히 할 수 있게 해 준 전도연씨에게 감사드립니다. 너랑 같이 연기하게 된 건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어. 고마워. 마지막으로 ‘황정민의 운명’인 집사람에게 이 상을 바치겠습니다."
 2005년 11월 28일 청룡영화대상에서 '너는 내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황정민의 소감입니다. 그의 이색적인 수상소감에 네티즌들은 열광했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자신의 영광을 스태프에게 돌린 '겸손함'에 먼저 박수를 보낸 것이고, 두번째로는 '뻔할 뻔'자인 수상소감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한 데 대한 갈채였습니다.
 연말이 되면 각종 공중파에서는 가요와 드라마, 연예 대상자를 가리는 프로그램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쏟아집니다. 이는 한 해를 결산하는 중요한 시상식이기도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기에 식상한 느낌마저 줍니다. 더구나 심사의 공정성이 다소 어긋날 때가 많아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지랄같은' 풍경이 바로 수상소감 발표입니다.
 잘났든 못났든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붕어빵 소감을 밝힙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탈 줄은 꿈에도 몰랐고요.....저 말고 쟁쟁했던 다른 후보님이 받았으면 좋았을텐데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여기까진 그런대로 봐줄만 합니다.
 "00기획사 대표 000님 고맙습니다. 000 이사님, 000 실장님....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를 후원해주신 000사장님, 000 대표님..."
 이런 멘트들은 시청자들을 모독하고 우롱하는 것들입니다. 시청자는 누가 상을 받았고, 무슨 작품 때문에 받았는지만 알면 됩니다. 어떤 개똥이 대표가 시청자에게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게다가 수십 명의 수상자가 천편일률적으로 '저 따위' 소감을 밝힙니다.
 연예인들도 공부좀 하십시오. 자기가 수상자가 됐을 때를 생각해서 좀더 색다른, 좀더 압축된 수상소감을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황정민의 '밥상멘트'가 빛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강호동이 '연예대상'을 탔을 때 혼자 잘해서 상을 받은 건가요? 옆에서 꿀밤맞고 물에 빠지면서 도운 동료가 진짜 상을 받아야 할 주인공입니다.
 올해는 제발 멘트좀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대표' 얘기는 하지 말고.
 가증스럽고 밥맛 떨어집니다.



2009 KBS 연예대상

강호동 2년 연속 KBS 연예대상(1박2일)
-2007 SBS 방송연예대상
-2008 MBC 방송연예대상
-2008 KBS 연예대상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해피선데이’
*베스트  팀워크상-
‘천하무적야구단
*코미디 여자 부문 우수상-
분장실의 강유미, 안영미(공동수상)
*남자 부문 우수상-윤형빈
*최우수상-박성호
*쇼오락 MC 부문 우수상-신봉선(女) 이수근(男)
*최우수상-박미선
Posted by 나재필
  ▶용산 참사의 ‘성난 불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부하 경찰관을 죽게 만들고도 특공대 진압작전이 정당했다고 강변하는 경찰서장. 철거민 저항을 테러로 몰아가는 국회의원. 과격시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거품을 무는 총리와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 저마다 죽은 이에 대한 얘기는 없고 죽임에 대한 정당방위만 있다.
 최초의 기자 출신 앵커로, 삼풍백화점 붕괴 특종으로 이름을 날린 ‘기자 김은혜’는 2001년 “식당에서 순대국밥을 먹고 있자니 억울한 사람들의 사연들이 떠오른다. 소리 없이 스러져간 많은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사람이 되자”고 맹서했었다. 그랬던 그녀가 ‘방송의 입’이 아닌 ‘청와대 입’으로서는 약자의 편이 아닌 듯하다. 그녀는 변호사 남편을 만나 강남에 88억 짜리 빌딩과 6억 짜리 주택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장삼이사들은 70대 판잣집 할아버지의 죽음을 90억대 부동산 부자가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끌탕을 한다. 이 나라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고난이다.


 ▶방송인 신정환이 욕지거리를 해 파문이 일었다. 그는 모 프로그램 녹화 중 개그맨 이수근에게 “녹화 처음 하나…개XX"라고 욕을 했다.

‘호통개그’ 박명수, ‘독설멘트’ 김구라, ‘빈정 개그’ 신정환 등은 막말로 재미를 본 연예인들이다. 이들은 착한 시청자가 독하게 키워낸 변종들이다. 처음엔 빈정대고 깐죽대고 시원스럽게 질러대는 꼴이 웃겼다. 그러나 진도가 너무 나갔다. 남을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멘트가 도를 지나쳐 인격모독에 가깝게 변질된 것이다.

 ‘순둥이’ 유재석, 김제동, 김국진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고, 최양락 이봉원 등 중견 개그맨들이 귀환하는 것도 독한 개그에 염증이 난 까닭이다. 시청자를 우습게보지 마라. 공인의 자세를 잊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 것은 시청자 모독이다. ‘너그러운’ 시청자의 눈을 한 번은 속일 수 있지만 그런 개그는 오래가지 못한다. 독설 개그의 ‘입’엔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1988년 5공 청문회에 나온 인사들은 시종일관 ‘배째라’로 일관했다. 이에 격분한 ‘신참 의원’ 노무현의 ‘입’은 매서웠다. 무소불위의 전두환, 허삼수, 허화평, 장세동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어 그들을 꼼짝못하게 했다. 청문회는 TV로 생중계 됐고 국민들은 노무현에 열광했다. 광주특위에서는 전두환 씨를 향해 명패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청문회 스타로 부상한 그는 13년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도 대통령 재직 땐 수많은 설화(舌禍)에 휘말렸다. 사사건건 튀는 ‘입’이 문제가 된 것이다. 1966년 9월 김좌진 장군의 아들 김두한 의원은 ‘사카린 밀수사건’을 질의하기 위해 일찌감치 등원해 있었다. 그의 손에는 석유통이 들려있었다. 그는 “국민의 모든 재산을 도적질해서 합리화시키는 내각을 규탄한다”며 준비해간 분뇨를 총리와 장관들에게 끼얹었다. 이 ‘똥바가지 사건’으로 다음날 정일권 내각은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김 의원은 제명 처분됐다. ‘냄새 나는’ 내각에 대한 통렬한 일침이었다.

▶새총과 화염병, 염산과 벽돌을 들고 시위를 벌인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도 용산참사의 ‘폭력자’다. 그러나 화염병과 새총에 맞서 특공대를 투입한 것도 지나친 ‘폭력’이다. ‘용산 사건’의 잘잘못을 따지며 국회서 싸움판을 벌이는 것도 ‘폭력’이다. 말에도 독이 있거늘 가난한 자를 ‘입’으로 또 한 번 죽여서야 되겠는가.
Posted by 나재필

                                                                                      사진=MBC,SBS캡처

 ▶오락프로그램 평정한 '3인방'
 더이상 공평할 수가 없다. 역대 오락프로그램에서 공중파 3사가 시청률 1위를 짭짤하게 나눠가진 경우는 드물다. MBC '무한도전' KBS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가 바로 오락패권의 주인공들이다. 2008년 연예대상도 그들의 독무대였고 자천타천 부동의 1위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혔다. 물론 지금까지는 국민MC라 칭하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리드가 있기에 가능했다.
 △무한도전=2006년 5월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무한도전은 여섯 남자의 좌충우돌 도전기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여섯 남자가 펼치는 국내 최초의 리얼 버라이어티쇼다. 3개 프로그램 중에 가장 먼저 출발했고 가장 먼저 안정권에 들었다. 최근엔 MBC노조의 '언론장악 7대 악법' 저지를 위한 캠페인 포스터에 '무한도전' 김태호PD가 모델로 뽑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피선데이-'1박 2일(이명한 PD.나영석PD)
 강호동, 이수근, MC몽, 이승기, 은지원, 김C 아저씨 등 여섯명이 대한민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1박2일간 다양한 체험을 하는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쇼다. 당초 "준비 됐어요!" 라는 명칭의 프로그램이었으나, 후에 1박2일이 해당 코너 속의 코너로 신설 되었다가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지자 정식 명칭으로 굳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복불복 게임이나 경기를 통해 잠자리와 식사 등을 결정한다. 
최근, 박찬호가 출연한 '
공주를 가다' 편은 30.9%(TNS미디어코리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등산코스로 가끔 즐기는 계룡산 갑사가 나와 반갑기도 했다.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유재석, 이효리,
윤종신, 박예진, 김수로, 대성, 이천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대신 집을 봐주고 일손을 도와주는 '패밀리쇼'다. '라인업'의 대실패 이후 오락프로그램에서 내내 죽을 쑤던 SBS가 유재석을 내세워 한방에 떴다.

 ▶붕어빵 프로의 찰떡궁합
 세개 프로그램 모두 '승차 인원'이 여섯 명-여섯 명-일곱 명이다. 뒤늦게 나온 '패떴'이 그나마 한 명을 늘려 일곱으로 머릿수를 맞췄지만 왠지 복제판이라는 거북함을 떨칠 수가 없다. 거기다가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명목으로 모두가 야외로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 복불복 생존게임을 하는 형식도 '붕어빵'이다. '패떴'이 이효리와 박예진이라는 '여성성'을 포함시킨 게 차별화면 차별화다. 물론 굶어가며, 노숙하며 힘겹게 촬영하고 있는 듯 하지만 동원 스태프 인원만 90여 명에 달할 정도로 화면 밖 스케일은 대규모다. 화면은 굶지만 내면은 포화상태인 것이다. 출연진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별칭을 가졌을 정도로 캐릭터가 분명하고, 팀원 간 찰떡궁합 호흡을 보여주며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초반 시청률이 형편없었다는 공통점과 초반에 입심을 가하던 지상렬 등 '조연'들이 낙오된 이후부터 프로그램이 히트한 것도 판박이다. 이들 프로는 잡사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고향의 품으로 이끄는 크나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간 곳은 언젠가 간 곳이었고, 언젠가 갈 곳이기에.

 ▶3개 프로의 통밥과 통속
 심심할 때 3개 프로그램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19명이 '몸과 마음을 바쳐 재미에 충성을 다하는 모습'은 실로 유쾌하다. 그러나 요즘 들어 (개인적인 생각) 이들 프로의 통속적인 짜임새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 프로가 그 프로인 것처럼' 너무도 닮아있고 '소재의 고갈과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무한도전이 잘되니까 '통밥'을 굴려 1박2일을 만들고, 1박2일이 방방곡곡 시청률을 몰고다니자 '통밥'을 굴려 패떴을 만든 티가 제대로 나는 것이다. 시청률에 눈이 먼 방송사의 '졸렬한 복제'가 슬슬 프로그램을 지치게 만드는 것이다.(물론 안보면 그만이다). '통밥'은 어물쩍 같이 묻어가면 뜰 순 있지만 비열한 일이고, '통속'은 처음엔 웃음이 절로 나지만 나중엔 쓴웃음이 나오는 법이다. 통밥은 '잔머리'고 통속은 '빈머리'다.

 강호동은 연예대상 2개를 차지하고 신이 났는지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거기에다가 왜그리 MC몽을 '원숭이 대하듯' 때리고 괴롭히는지 컨셉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괴팍하다. 심지어 MC몽도 '우리 이모님이 당신(강호동)을 죽이고 싶대요"라고 농을 던졌을 정도다. 소리만 빽빽 지르다보니 안티팬 또한 늘었다. 그런가하면 수년 째 막말에 빈정대며 오버액션만 하는 모 MC도 식상하긴 마찬가지. 이 중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으면서 얼굴로 커버플레이 하는 이도 몇 명 있다. '붕어빵 프로그램'의 한계다. 여기엔 '라인'을 타고 무임승차한 사람도 있어보인다. 이들은 버라이어티쇼의 형태를 진화시켰지만 지금과 같은 똑같은 컨셉으로 '장수만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인방이' 시청률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통밥과 통속을 버리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변화무쌍한 개인의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유재석, 이수근, MC몽을 지지한다.

Posted by 나재필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