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7.02 똥고집이 망친 여행 & 그리고 고집의 역사 (2)
  2. 2009.02.23 MB 지지도 숨은 속뜻은
  3. 2008.12.25 칼의노래, 그리고 2008년
  4. 2008.09.09 대운하
▼아래는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날두(포르투갈) 저택이 있는 항구도시.

 ▶지상에서 가장 높고 멀고 험한 길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넘고, 몇 개의 국경을 넘어 스페인을 갔다. 장장 2만 5000㎞를 이동하는 대장정이었다. 790㎞의 속도, 1만 1300m 고도로 11시간 30분을 날아야 하는 거리다. 환절기 기류(氣流)처럼 지상엔 중국과 몽골, 카자흐스탄, 시베리아, 러시아, 베를린, 프랑스가 스쳐지나갔다. 대서양과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 아래 플라멩코가 몸을 흔들었으며,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온 광장과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사랑한 모로코도 있었다. 그러나 만점짜리 여행은 괜한 고집으로 빗나가기 시작했다. 단체여행객 중 유일한 부부 동반자. ‘닭살커플’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아내와의 ‘스킨십 거리’를 적당히 둔 것이다. 아내의 손을 잡지 않았고, 아내의 기쁨을 모른 체 하며 유별나게 겸사를 떨었다. 외톨이로 온 동행자들이 되레 멋쩍어했지만 내 지나친 배려는 계속됐다. 결국 알량한 ‘똥고집’ 때문에 아내와의 여행은 절반의 가치를 잃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난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스스로 후회가 버석거리는 달초를 맞고 있다.

충청투데이 기자와 경향신문,한국일보,부산일보,경인일보,동아일보,편집기자협회장,중앙일보기자.

 ▶세계적인 부자 버핏은 어린 시절 도벽이 심했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훔치는 게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버핏은 ‘세상이 틀렸고 내가 맞다’는 고집이 있었다. 또 다른 부자, 빌 게이츠도 고집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다른 아이들이 교과서 예습·복습에 매달릴 때 그는 컴퓨터에 푹 빠졌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였다. 하버드대 중퇴도 자신이 선택했다. 게이츠는 사춘기 때 부모에게 거세게 반항했고, 화가 난 아버지는 아들에게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게이츠는 “나는 에너지가 너무 넘치고 고집불통이어서 키우기 어려운 아이였다”고 고백했다. 게이츠 말고도 아인슈타인, 처칠 등 20세기 명사 400명 중 227명은 ‘자기주장’이 특별히 강한 고집불통들이었다.


 ▶6·25전쟁에서도 ‘고집불통’들이 포탄처럼 쇄도했다. 당시 소련은 한반도에서 무력도발이 있을 경우 미국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김일성에게 남침을 허락했다. 김일성도 미국이 설마 군대를 보내겠느냐며 오판했다. 또 혁명가로서 자신의 인기만으로도 남한에 입성하면 남한 농민들이 봉기할 것이라고 착각, 전쟁을 밀어붙였다. 미국도 전쟁 초반 자신들의 전투력을 과대평가했다. 북한군이 38선을 넘어왔을 때 맥아더 장군은 중공군이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치며 압록강을 향해 진격했다. 마오쩌둥 역시 중공군의 혁명정신이 미군의 우수한 무기를 능가할 수 있다고 자신하다 큰코를 다쳤다. 고집불통인 사람보다, 차라리 개가 훨씬 융통성이 있다는 말처럼 ‘고집’은 때론 해악이 된다.


 ▶자연에도 영혼이 있다. 예로부터 산과 물을 잘 다스리면 나라가 부유해지고 백성들의 살림이 편해진다고 했다. 치산치수(治山治水)가 치세의 핵심인 것이다. 최근 MB는 대선공약인 대운하사업을 접었다. 1년 6개월 만에 고집을 꺾은 것이다. 남들이 조목조목 뜯어말려도 전국의 물길을 불도저로 밀어붙이려했던 대통령이다. 그런가하면 6개월만에 다시 시장을 찾아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뻥튀기도 샀다. 서민 곁으로 가겠다는 행보다. 정치보다는 일이 중요하다며 쇠고집을 피우고 국회와 야당, 라이벌을 무시하며 옹고집을 부렸던 대통령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는 만큼 대통령도 변하고 있다. 가정이든, 국가든 고집은 적당해야 한다. 너무 부리다가는 자신의 허점이 뽀록나는 법이다.
Posted by 나재필

 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언론은 때를 맞춰 MB의 국정운영 지지도를 일제히 발표하며 지난 1년을 평가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2007년 12월 대선에서 약 5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다가 '美親소' 파동과 독도 파문,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10%대로 추락했던 지지율이 다시 뛰어 올랐다는 것이다. 현재 MB 지지도는 평균 30%대를 회복한 뒤 무섭게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 : 34.1%  ☞중앙일보-한국리서치 : 32.2%
☞조선일보-한국갤럽 : 33.5%     ☞경향신문-현대리서치 : 32.7%
☞국민일보-동서리서치 : 36.6%     (MB지지율:2월 23일 기준)

 ▶껑충껑충(?) 뛰는 지지율
 취임 1년 때 전임 대통령 지지율은 DJ가 55.9%, YS가 55.0%, 노태우 전 대통령 28.4%, 노무현 전 대통령은 25.1%였다. 이에 반해 촛불정국을 거치며 10%대로 추락했던 MB 지지율은 35%대로 치솟았다. 허걱~. MB의 지지율이 뛰는 것은 경제위기속에 통합과 안정을 원하는 국민의 여망 때문이다. 또한 전통 지지층인 보수층이 결집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B 지지도가 상승하는 것은 상대방이 못해서 얻은 반사이익”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통령 지지율의 허수가 있다. 지지도가 '우향우'로 편향돼 있는 것. 지역기반인 영남, 50대 이상 전통 보수층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전체 계층에서 고루 상승한 것이 아니라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지지도가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폭삭폭삭(?) 가라앉는 한나라당
 지난해 가을 40%대에 육박했고 올해 1월엔 10%대로 추락했던 한나라당 지지도가 
대부분 조사에서 30%초반대로 반등했다. MB 지지도와 한나라당 지지율이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것. 하지만 여러 조사에서 무당파(지지정당 없음)가 50%로 급증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지지층이 엷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방패막 구실엔 한계가 있다. 쓴소리를 할 줄 아는 '공당'이어야지, 대통령 주변을 서성이며 당정만 상생해서야 잃어버린 지지율, 잃어버린 10년이 돌아오겠는가. 

 
▶경제 얘기, 이제는 지쳤다
 대선 때의 슬로건은 첫째도 둘째도 '경제대통령'이었다. 그 경제대통령 소리에 국민은 한마디로 '뿅'갔다. 그러나 집권후 곧바로 '세계경제위기'에 봉착했고 쇠고기가 터졌으며 촛불이 켜졌다. '전봇대 뽑기'와 '대운하 파기'로 국민은 혼란스러웠고 수도권과 지방에 줄 '곶감'을 놓고 민심을 저울질하는 정책 때문에 지역분열은 가속화됐다. 언제부터인가 한반도엔 공약만 덩그러니 떴다. 전국에 깔린 건 사업구상 뿐이고 바닥에 깔린 건 한숨 뿐이었다. 짜증, 지대로다.

 지지율 뛴다고 절대 좋아할 일이 아니다. 금값 뛰고 환율 뛰고 물가 뛰고 혈압 뛰는데 그까이꺼 지지율 뛴다고 좋아할 일인가. 이제 '경제대통령' 슬로건 따위는 잊었다. 이제 그놈의 경제위기대책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을' 국민들 한반도 만땅이다.


"지지율 뛴다고 경제가 뛰던가"
"불통이 아니라 소통이다"
"우향우가 아니라 좌우로 날아야 한다"

Posted by 나재필

 ▶칼의 노래
 명량해협 울돌목으로 133척의 배가 몰려들었다. 그들은 조선 수군의 코를 잘라 소금에 절여 상부에 바치던 왜놈들이었다. 이순신에게는 13척의 배가 전부였다. 그의 검(劍)에는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라고 쓰여 있었다. 197.5㎝, 5.3㎏의 장검은 징징징 울며 비탄에 빠진 조선을 구했다. 그러나 임금이란 작자는 칼의 반대편으로 도망 다니며 수군통제사가 역모를 꾸미지 않을까 내내 마음을 졸였다. 당시 이순신의 아들 ‘면’은 고향 아산에서 적의 칼날에 어깨가 잘려 죽어갔다. ‘인간 이순신’은 병영 숙사에서 견딜 수 없이 무섭고 외로워 숨죽여 울었다. 400년이 지난 대한민국에 다시 칼의 노래가 들린다. 칼의 노래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저곳서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계파 간 피바람, 구조조정, 혈루를 삼키는 민생경제가 그러하다. ‘장군 이순신’의 칼은 조선을 구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휘젓는 ‘칼’은 징징징 눈물만 난다.


 ▶불의 노래
 
‘경제’ 하나 만큼은 춤출 줄 알았다. 그러나 꽃불이 아니라 촛불이 켜졌다. 영어몰입교육 등 설익은 정책을 발표했다가 취소하고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 논란이 거세지면서 장관 내정자들은 옷도 입어보기도 전에 낙마했다. 일본이 독도를 두고 건방을 떨어도 큰소리 한번 못냈고,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을 두고도 큰소리 치다 말았다. 가만히 있는 불교를 건드려 산사의 스님들이 거리로 몰려나오게도 했다. 여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까지 빚어지자 성난 촛불은 150일 간 들불처럼 타올랐다. 물대포를 쏘고 쓰러지고 초등학생까지 거리로 나서는 촌극이 빚어지자, 북악산 망루에서 눈물 흘리던 대통령이 끝내 사과했다. 이 와중에 600년 간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켜 온 국보1호 숭례문도 불에 타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불은 물대포로 껐지만 국민 가슴엔 씻을 수 없는 상흔이 남았다.


 ▶물의 노래
 
국민의 80% 이상이 반대한 대운하 문제로 한반도가 시끄러웠다. 물길이 흐르는 지역에선 땅값이 요동치고, 대기업 건설사는 앞장서서 ‘삽질’을 해댔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가 급물살을 타자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대운하는 아직 끝이 아닌 듯하다. 최근 들어 ‘4대강 하천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14조 원의 예산이 편성되는 등 이름만 바꾸어 재추진한다는 의혹이 일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12월 7일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터지면서 서해안 사람들은 ‘눈물바다’를 이뤘고 1년 간 큰 ‘수난’을 겪었다.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검은 재앙을 걷기 위해 그 곳을 찾았지만 바다를 살리고 위로해야 할 ‘정치’는 없고 쇼맨십 강한 ‘정치인’만 눈에 띄였다.


 ▶이별의 노래
 
2008년이 저물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한국 경제를 마비시키고 주가는 반 토막, 부동산은 풍비박산이 났다. 금융·실물경제는 힘 한번 쓰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못 살겠다고 외치는 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국회는 대형 해머와 빠루(노루발), 전기톱을 동원해 연일 전쟁 중이다. 송년(送年)은 묵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온갖 수고로웠던 일들을 잊어버리고 반성해야 하지만 국민들은 2008년 12월이 고통스러울 뿐이다. 아무튼 잘 가거라 2008년. 넌 너무 지독했다.
Posted by 나재필

대운하

충청로 2008.09.09 21:38
 

 ▶열심히 구라를 까던 김구라가 떴다. 거침없는 그의 이바구는 듣는 이로 하여금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세상의 입들을 대신해 솔직하게 던지는 말 폭탄. 사실 참여정부는 수많은 '수다'의 경연장이었다. 국민을 상대로 호통치고 토라지는 나랏님의 모습은 '호통개그'의 박명수를 떠올렸다. 이제 그 말 많고 탈 많던 참여정부의 시대가 저물고 MB시대가 오고 있다. 그런데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다. '불도저 MB'가 한반도 곳곳에 물길을 내려 하자 국민의 40%가량이 반대하고 나선 것. MB측은 2020년 경부축 컨테이너 물동량의 22%를 흡수하고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권 약 550억 원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매년 수해복구비용 1조 1300억 원, 연간 수송비용 3636억 원이 절감되며 파급효과가 최소 6조 2000억 원이나 된다고 계산기를 두드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끌탕을 한다. 2010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대운하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총 물동량도 3.3%에 불과하다는 것. 여기에 물길을 내고 땅을 파면서 생기는 환경재앙, 553㎞ 대운하 예정지의 들썩이는 땅값에도 반기를 든다. '느림'에 제동도 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4시간 걸린다지만 반대 측에서는 72시간으로 추산한다. 3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건설기간 중 임시직이기에 효과는 고작 380명에 불과하다는 생태지평연구소의 말도 뼈아프다. 100원 투자하면 230원 번다지만 비용·편익비로 볼 때 본전도 못 건진다는 의견도 있다. 공사비도 16조 원과 50조 원으로 엇갈린다. 누구 말이 '구라'일까.


 ▶잠시 청계천 때로 가 보자. MB는 서울시민 80%가 반대했지만 밀어붙여 성공했다.  4000번의 설득과 읍소로 '불도저 시동권'을 따냈고 개천을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 그 성공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개천의 개벽과 한반도 개벽과는 큰 차이가 있다. 벌써부터 지자체들은 지역의 이기를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빅5 건설사들도 '삽'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100% 민자유치든 뭐든 간에 현란한 테크닉이 아니다. 물불 안 가리고 `물길’을 내기보다는 길을 묻고 물길을 따져보고 공론을 모아야 반대파의 '불길'을 막을 수 있다.

 
 ▶호통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소통의 시대다. '프렌들리'를 강조하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공언한 MB가 이번만큼은 '불도저'를 신중하게 운전하길 바란다. 4000번의 설득으로 청계천을 이뤄냈지만 이번엔 4000만 번의 설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국가 통치의 근본은 치산치수(治山治水)에 있다고 했다. 산과 물을 잘 관리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한 국가와 민족은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뤘다. MB의 '무한도전'이 유재석·박명수의 '무모한 도전'이 되지 않길 다시 한 번 빌어본다. 정녕 국민을 즐겁게 하라.

Posted by 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