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5.02 매음(賣音) (2)
  2. 2009.01.29 말에도 독이 있다
  3. 2008.09.09 대운하

매음(賣音)

분류없음 2012.05.02 15:07

 

▶기녀(妓女)라는 명칭은 고려 때 중국에서 직수입됐다. 기생은 원래 궁중의 약(藥) 제조나 가무를 맡았다. 그러다가 조선태종 때부터 본업이 매춘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이에 격분한 샌님들이 창기(娼妓)를 없애자고 설레발쳤고, 몸 둘 바를 모르던 일부 관리들은 여염집 담을 넘어 규수와 내통했다. 조선후기엔 서울과 평양 등지에 '갈보'라고 불리는 직업 매춘부들이 유곽을 차렸다. 갈보의 갈(蝎)은 중국에서 온 말로 밤에 출몰해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취충(臭蟲·빈대)을 뜻한다. 계집아이들을 데려다가 오입을 가르치고 영업을 시작한 홍등가의 등장은 일본 군대가 진주한 구한말부터다. 이때 나온 속요 '신아리랑타령'은 이렇게 성(性)을 희롱한다. '전답 좋은 것은 철로(鐵路)로 가고 계집애 고운 것은 갈보로 간다.'

 

▶“몸뚱이 가릴 옷조차 없는 젊은 계집에게 정숙(貞淑)을 바랄 수 있을까/전쟁으로 인해 나는 천애의 고아가 됐다. 배가 고팠다/그래서 '안나'라는 갈보가 됐다./한 끼 밥을 먹기 위해서 내 몸뚱이를 파먹고 28년을 살아왔다/갈보라는 직업에 죄가 있다면 그건 결코 내가 짊어져야 할 죄가 아니다.”/ 오영수 소설 '안나의 유서' 중에 나오는 글이다. 이처럼 유곽의 은근짜(창녀)는 탕아들의 화대를 받아 입에 풀칠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이 가난한 농촌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붉은 등불 아래 속속곳(아랫도리 속옷) 까부르는 소리, 담배 연기, 술 냄새, 요란하게 흐르는 장단, 교태부리는 웃음소리…. 이렇게 나비는 사창(私娼)의 꽃에게 몰려들었다. 배고픔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이들 가슴엔 커다란 공동(空洞)이 생겼고 이 상실감을 무언가로 충당해야만 했다. 그래서 창녀는 죄악이 아니라 감당해야만 할 온전한 삶이었다.

▶김용민과 김구라의 발칙한 어록이 세상을 욕보인다. "라이스 강간, (여자 성기)XX 오징어, 부자(父子) 구멍동서, 떡을 마누라하고만 치나, 조(남자 성기) 퍼포먼스, 뉴욕 자유의 여신상 XX에 미사일….” "XX게 모래바람 먹는 노가다 십장 대통령, 창녀 같은 위안부, 시청 앞에서 X랄하는 노친네들, 한국을 조진 100인의 개XX들…." 국민욕쟁이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러워하는 쪼다들의 막말이다. 입의 괄약근이 풀려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다. '말(言)'을 팔아서 인기를 끌려는 것이니 이게 진짜 꼼수다. 입에 필터라도 달아주고 싶지만 이런 욕지거리에 박수치는 군상들이 많다. 이들을 욕하는 자가 욕먹는 시대다. (어쨌거나) 김용민이 낙마하던 날, 나는 만세를 불렀고 흥에 겨워 소주를 진탕 마셨다.

 

▶벚꽃, 목련, 개나리, 진달래의 공통점은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성질 급한' 꽃나무라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축적해둔 에너지를 사용해 꽃부터 '출시'하고 꽃이 질 무렵에야 잎을 만든다. ‘잎’을 파는 것이 아니라 ‘꽃(봄)’을 파니까 매춘(賣春)이다. 요즘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공인(公人)들이 따따부따 정치를 한다. 공인은 공공의 거울이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목소리로 똑같은 말을 해도 사람들은 공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말(言)을 팔고 소리를 파니 매음(賣音)이다. (무엇이든) 까발리기는 쉽다. 욕하기는 더 쉽다. 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대로 다 내뱉으면 걸레다.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수건이 될 수 없다. 입이 헤픈 것과, 말이 헤픈 것과, 몸이 헤픈 것과 무엇이 다른가. 육신과 정신의 차이일 뿐….

Posted by 나재필
  ▶용산 참사의 ‘성난 불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부하 경찰관을 죽게 만들고도 특공대 진압작전이 정당했다고 강변하는 경찰서장. 철거민 저항을 테러로 몰아가는 국회의원. 과격시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거품을 무는 총리와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 저마다 죽은 이에 대한 얘기는 없고 죽임에 대한 정당방위만 있다.
 최초의 기자 출신 앵커로, 삼풍백화점 붕괴 특종으로 이름을 날린 ‘기자 김은혜’는 2001년 “식당에서 순대국밥을 먹고 있자니 억울한 사람들의 사연들이 떠오른다. 소리 없이 스러져간 많은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사람이 되자”고 맹서했었다. 그랬던 그녀가 ‘방송의 입’이 아닌 ‘청와대 입’으로서는 약자의 편이 아닌 듯하다. 그녀는 변호사 남편을 만나 강남에 88억 짜리 빌딩과 6억 짜리 주택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장삼이사들은 70대 판잣집 할아버지의 죽음을 90억대 부동산 부자가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끌탕을 한다. 이 나라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고난이다.


 ▶방송인 신정환이 욕지거리를 해 파문이 일었다. 그는 모 프로그램 녹화 중 개그맨 이수근에게 “녹화 처음 하나…개XX"라고 욕을 했다.

‘호통개그’ 박명수, ‘독설멘트’ 김구라, ‘빈정 개그’ 신정환 등은 막말로 재미를 본 연예인들이다. 이들은 착한 시청자가 독하게 키워낸 변종들이다. 처음엔 빈정대고 깐죽대고 시원스럽게 질러대는 꼴이 웃겼다. 그러나 진도가 너무 나갔다. 남을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멘트가 도를 지나쳐 인격모독에 가깝게 변질된 것이다.

 ‘순둥이’ 유재석, 김제동, 김국진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고, 최양락 이봉원 등 중견 개그맨들이 귀환하는 것도 독한 개그에 염증이 난 까닭이다. 시청자를 우습게보지 마라. 공인의 자세를 잊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 것은 시청자 모독이다. ‘너그러운’ 시청자의 눈을 한 번은 속일 수 있지만 그런 개그는 오래가지 못한다. 독설 개그의 ‘입’엔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1988년 5공 청문회에 나온 인사들은 시종일관 ‘배째라’로 일관했다. 이에 격분한 ‘신참 의원’ 노무현의 ‘입’은 매서웠다. 무소불위의 전두환, 허삼수, 허화평, 장세동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어 그들을 꼼짝못하게 했다. 청문회는 TV로 생중계 됐고 국민들은 노무현에 열광했다. 광주특위에서는 전두환 씨를 향해 명패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청문회 스타로 부상한 그는 13년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도 대통령 재직 땐 수많은 설화(舌禍)에 휘말렸다. 사사건건 튀는 ‘입’이 문제가 된 것이다. 1966년 9월 김좌진 장군의 아들 김두한 의원은 ‘사카린 밀수사건’을 질의하기 위해 일찌감치 등원해 있었다. 그의 손에는 석유통이 들려있었다. 그는 “국민의 모든 재산을 도적질해서 합리화시키는 내각을 규탄한다”며 준비해간 분뇨를 총리와 장관들에게 끼얹었다. 이 ‘똥바가지 사건’으로 다음날 정일권 내각은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김 의원은 제명 처분됐다. ‘냄새 나는’ 내각에 대한 통렬한 일침이었다.

▶새총과 화염병, 염산과 벽돌을 들고 시위를 벌인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도 용산참사의 ‘폭력자’다. 그러나 화염병과 새총에 맞서 특공대를 투입한 것도 지나친 ‘폭력’이다. ‘용산 사건’의 잘잘못을 따지며 국회서 싸움판을 벌이는 것도 ‘폭력’이다. 말에도 독이 있거늘 가난한 자를 ‘입’으로 또 한 번 죽여서야 되겠는가.
Posted by 나재필

대운하

충청로 2008.09.09 21:38
 

 ▶열심히 구라를 까던 김구라가 떴다. 거침없는 그의 이바구는 듣는 이로 하여금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세상의 입들을 대신해 솔직하게 던지는 말 폭탄. 사실 참여정부는 수많은 '수다'의 경연장이었다. 국민을 상대로 호통치고 토라지는 나랏님의 모습은 '호통개그'의 박명수를 떠올렸다. 이제 그 말 많고 탈 많던 참여정부의 시대가 저물고 MB시대가 오고 있다. 그런데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다. '불도저 MB'가 한반도 곳곳에 물길을 내려 하자 국민의 40%가량이 반대하고 나선 것. MB측은 2020년 경부축 컨테이너 물동량의 22%를 흡수하고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권 약 550억 원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매년 수해복구비용 1조 1300억 원, 연간 수송비용 3636억 원이 절감되며 파급효과가 최소 6조 2000억 원이나 된다고 계산기를 두드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끌탕을 한다. 2010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대운하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총 물동량도 3.3%에 불과하다는 것. 여기에 물길을 내고 땅을 파면서 생기는 환경재앙, 553㎞ 대운하 예정지의 들썩이는 땅값에도 반기를 든다. '느림'에 제동도 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4시간 걸린다지만 반대 측에서는 72시간으로 추산한다. 3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건설기간 중 임시직이기에 효과는 고작 380명에 불과하다는 생태지평연구소의 말도 뼈아프다. 100원 투자하면 230원 번다지만 비용·편익비로 볼 때 본전도 못 건진다는 의견도 있다. 공사비도 16조 원과 50조 원으로 엇갈린다. 누구 말이 '구라'일까.


 ▶잠시 청계천 때로 가 보자. MB는 서울시민 80%가 반대했지만 밀어붙여 성공했다.  4000번의 설득과 읍소로 '불도저 시동권'을 따냈고 개천을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 그 성공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개천의 개벽과 한반도 개벽과는 큰 차이가 있다. 벌써부터 지자체들은 지역의 이기를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빅5 건설사들도 '삽'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100% 민자유치든 뭐든 간에 현란한 테크닉이 아니다. 물불 안 가리고 `물길’을 내기보다는 길을 묻고 물길을 따져보고 공론을 모아야 반대파의 '불길'을 막을 수 있다.

 
 ▶호통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소통의 시대다. '프렌들리'를 강조하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공언한 MB가 이번만큼은 '불도저'를 신중하게 운전하길 바란다. 4000번의 설득으로 청계천을 이뤄냈지만 이번엔 4000만 번의 설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국가 통치의 근본은 치산치수(治山治水)에 있다고 했다. 산과 물을 잘 관리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한 국가와 민족은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뤘다. MB의 '무한도전'이 유재석·박명수의 '무모한 도전'이 되지 않길 다시 한 번 빌어본다. 정녕 국민을 즐겁게 하라.

Posted by 나재필